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파월 “인기 없는 조치 취할 수도”…연준과 시장의 동상이몽 심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중앙은행 주최 심포지엄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주제로 연설을 했다. [AFP]

[헤럴드경제=김우영·손미정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물가안정과 최대 고용이 중앙은행의 목표라는 점을 강조했다.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사실상 긴축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겠단 강한 의지로 읽힌다.

10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스웨덴 중앙은행 주최 심포지엄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주제로 연설했다.

그는 “연준은 법에 근거한 목표 및 권한과 관련이 없는 사회적 이익을 추구하는데 헤매지 말고 우리 일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은 건전한 경제의 기반”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둔화하는 것 같이 단기적으로 인기가 없는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탓에 경기가 악화하고 있다는 정·재계의 비판을 정면으로 받아치며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상·하원 금융위원회 소속 일부 민주당 의원들까지 나서 “완전 고용을 보장하기 위한 책임을 놓쳐선 안된다”며 연준을 압박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이 외부로부터의 압력에 대응해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정책전환(pivot)을 기대하는 시장과의 온도차는 더 심해졌다.

미 국채 금리는 초단기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준금리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 특히 10년물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100베이시스포인트(bp)가량이나 낮은 상태다. 이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마지막 단계에서나 나타나던 현상으로, 경기침체 우려 못지 않게 연준의 정책전환 기대가 강하게 금리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12월 고용지표 결과 신규 일자리 증가세가 유지되고 실업률도 최저수준을 보였지만 임금상승률이 전월 대비 0.3%로 둔화된 것이 긴축 완화 기대감을 키웠다. 고용시장은 여전히 탄탄한 가운데 임금 상승세가 약해진 것은 연준의 연착륙을 위한 최선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자산관리회사 누빈의 브라이언 닉 수석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연준은 여전히 (시장의 기대를) 낮추려고 하고 있고, 시장은 모든 좋은 소식에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일제히 오는 12일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CPI)로 몰리고 있다.

고용시장이 잘 버티고 있지만 앞서 12월 미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지수가 예상(55.0%)을 크게 하회한 49.6%으로 나타나 기준선(50)을 밑돌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초기를 제외하면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신규주문 지수가 56.0%에서 45.2%로 급락하는 등 4개 주요 하위 지수 가운데 3개가 기준선을 밑돌았다.

이처럼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는 상에서 CPI가 예상대로 전월 수준에 머물 경우 “지난 몇 달 간 나온 우호적 지표에 너무 큰 비중을 두면 안된다”는 리사 쿡 연준 이사의 발언은 무색해질 수 있다. 자칫 데이터와 결이 다른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계속될 경우 오히려 영향력은 약화되고 시장 혼란만 커질 수 있다.

반대로 핵심(core) CPI가 전월 대비 0.3%를 상회할 경우 2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25bp인상)’ 기대는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중요한 건 어느 쪽이든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전쟁을 “완벽한 달 착륙 시도”에 비유하며 파월 의장이 40년 만에 가장 어려운 경제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