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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이제 막 시작한 겨울 혹한을 이겨내려면
日 유명 애널리스트 우라가미 구니오 설명 ‘증시 4계절’론에 국내 증시 적용
現시점은 ‘역금융장세’ 지나 ‘역실적장세’ 들어서는 초입으로 볼 수 있어
대형우량주 집중해야…식음료·통신·배당주 등 경기방어주 시장 주도주 될 것
금리 인하 속단 등 섣부른 판단 금물…구니오 “천정은 3일, 바닥은 100일”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화창한 햇살 속에서 뜨겁게 축제를 즐기던 여름을 뒤로 한 채, 쌀쌀한 바람에 혹여나 감기나 걸릴까 옷깃을 여미면서 지는 낙엽을 바라보던 가을이 이제 막 끝났다. 겨울의 초입에선 우리는 한겨울 매섭게 몰아칠 눈보라와 영하의 추위를 견뎌낼 준비를 해야 한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할 수 있다. 벌써 1월 중순에 접어든 마당에 이제 겨울이 시작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우리 증시가 처한 현실을 계절로 비유해 본다면 말이 달라진다.

동양인으로선 드물게 미국 월가(街)에서도 명성을 떨친 일본의 세계적 애널리스트 우라가미 구니오(浦上邦雄)는 자신의 저서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에서 증시도 계절처럼 순환한다는 ‘증시 4계절론’을 설명한 바 있다. 금리와 기업 실적 사이 관계에 따라 ▷금융장세 ▷실적장세 ▷역(逆)금융장세 ▷역실적장세가 반복한다는 것이다.

구니오의 설명에 따르면 풍부한 유동성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금융장세는 봄, 기업 실적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되는 실적장세는 여름, 금리가 오르며 주가가 하락하는 역금융장세는 가을, 실적마저 나빠지며 주가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역실적장세는 겨울에 해당한다.

증권가에선 이제 증시가 ‘역금융장세’를 빠져나와 ‘역실적장세’로 들어가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내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증시가 휘청이던 ‘가을’이 끝나고, 확실시되는 글로벌 경기 침체 구조 속에 기업 실적이 부진함으로써 증시가 하락하는 ‘겨울’이 시작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의 현실이란 것이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코스닥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고, 올해 2분기 최저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연말연초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의 거듭된 ‘장기적 고금리’ 정책 유지 의지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완화에 따른 하반기 중 ‘피봇(pivot·금리 인하)’을 기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자산가치와 성장가치를 기준으로 주식을 바라보는 구니오는 역실적장세에선 ‘대형우량주’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식음료와 통신, 배당주 등 경기방어주가 시장 주도주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경기를 크게 타지 않는 종목에 투자해야 추위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시선은 유동성 축소에 따른 즉각적인 증시 충격보다 고금리에 따른 점진적인 실물 경제 타격에 모아지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세븐스리포트리서치의 창립자 톰 이사예는 “미 연준이 상대적으로 ‘자동 순항(긴축 기조)’ 정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현재 관건은 성장, 그리고 성장 둔화에 따른 잠재적 피해”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지금 필요한 것은 추운 겨울에 대비하고, 언젠가 찾아올 ‘봄’이 언제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버텨내는 자세다. 1년을 단위로 돌아가는 실제 계절과 달리 증시의 4계절은 2~3년을 단위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 등이 금리 인하로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할 것이라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천정은 3일, 바닥은 100일”이란 구니오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을 되새겨야 할 때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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