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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 사기·깡통전세·가격급락 오명…빌라의 추락
서울부동산광장, 지난해 11월 빌라매매 건수 전년대비 67% 급감
빌라 수요층들, 아파트 가격 떨어지자 아파트로 매수 원해
전세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도심의 빌라들의 모습.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빌라(다세대·연립)가 매매·전세 시장 가릴 것 없이 인기가 급락하고 있다. 정비사업 기대와 아파트 대체재로 지난해 주택 거래량 비중을 절반 넘게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경기침체와 금리 인상 등의 우려로 매수세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또 1100여채의 빌라를 사들인 뒤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빌라왕’ 사건들이 화제가 되며 전월세 시장에서도 약세인 것은 마찬가지다.

7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빌라 매매건수는 1119건으로 전년 같은 달(3472건)보다 67% 급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빌라 거래량은 특히 올해 4월부터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4월 3834건이 5월에는 3790건, 6월 3300건, 7월 2437건, 8월 2185건, 9월 1600건, 10월 1661건, 11월에는 1119건 까지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부터 거래절벽을 띄고 있는 아파트의 거래량 하락 수준도 이 정도는 아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중 4월이 1746건으로 최고였는데 11월에는 731건이었다. 아파트는 최고점 대비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빌라는 최고점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거래량이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빌라들이 아파트와 비교해 저가인 점을 고려했을 때 최근 급격히 오르는 금리가 서민들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점도 그 원인이 된다고 분석한다. 또 과거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때 아파트 매수를 포기하고 빌라를 사던 실수요층들이 최근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자 저가 아파트 가격을 살피며 아파트 매수로 선택지를 돌렸다는 점도 그 배경이다.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는 “특히 5억원이 넘는 비교적 높은 가격대 빌라 수요층들이 사라졌는데, 이들이 외곽지역 아파트를 노리거나 우선 가격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기다리겠다고 한다”며 “최근 규제 완화로 대출까지 쉬워진 만큼 빌라에서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빌라 전세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시 11월 전월세 계약 건수는 8117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1만 130건)보다 20%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만 놓고 봐도 4월 1만 2086건이던 빌라 전월세 계약건수는 9월 1만건 아래인 9302건으로 떨어지더니 11월에는 8000건대까지 떨어졌다.

전세가격이 계약 당시보다 하락해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 어려워진 역전세난이 곳곳에서 목격되는 점도 빌라 전월세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매매와 전세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빌라를 더 위험하게 보는 것이다. 빌라·오피스텔 1139가구를 갖고 있다가 숨져 세입자 수백 명에게 피해를 준 빌라왕 등 전세사기 사건도 빌라 임대차의 인기를 하락시키는 요인이다.

광진구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빌라를 임차하려는 사람들 대부분이 단돈 몇십만원이라도 월세를 내면서 보증금의 가격을 낮추고자 한다”며 “금리 인상의 영향도 있지만 혹시나 모를 깡통전세에 대비하기 위해 다들 조심한다”고 했다. 이어 “여윳돈이 있는 경우는 최근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지자 아파트로 이사를 원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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