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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업재고율, 코로나 초기수준으로 악화
통계청 광업제조업동향조사 분석
작년 11월 127.6%...재고 쌓여
수출·내수 위축 ’20년 5월과 같아
새해 복합 경제위기 가능성 커져

제조업 재고율이 코로나19 사태 초창기인 2020년 5월 수준을 넘어섰다. 소비침체가 예견된 상황 속 수출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기업들의 재고가 쌓이고 있는 것으로, 새해 우리나라 경제가 복합 경제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통계청 광업제조업동향조사 제조업 재고율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제조업 재고율은 127.6%를 기록했다. 최근 2년 추이를 살펴보면 이 정도로 재고 상황이 악화한 시점은 2020년 5월(127.5%)이 유일하다.

2020년 5월은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지 비교적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다. 전세계가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기업들의 재고가 누적됐다. 이후 유동성 공급으로 대표되는 경기부양책 효과가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화하면서 수요가 살아났고, 우리나라 수출경기도 호조세를 보였다. 제조업 재고율도 하락 안정됐다.

그런데 이 제조업 재고율이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11월에는 코로나 사태 당시를 넘어섰다. 제조업 재고율은 재고와 출하의 비율이다.

11월을 보면 출하가 3.8% 줄어들고, 재고는 6.2% 늘었다. 경기가 악화돼 제품 생산을 줄였지만, 수출과 내수가 동반 위축되면서 재고가 큰폭 늘어난 것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73.1%에 불과하다.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전월 대비 0.9% 상승했으나 호조세라고 보기 어렵다. 98.2%로, 여전히 100% 아래다. 특히 수출 주력인 반도체에선 오히려 12.0% 감소했다. 생산으로 봐도 반도체는 11월 11.0% 감소했다. 지난 8월(-12.8%) 이후 3개월 만에 최대 감소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세계 경기둔화 우려로 정보기술(IT) 수요가 둔화한 영향”이라며 “중국 봉쇄 조치 여파로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 수요가 둔화하면서 반도체 재고가 쌓이고 생산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에 대한 인식도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7포인트 감소해 7개월 만에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20년 5월 0.8포인트 하락한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감소해 5개월 연속으로 떨어졌다.

금리가 오르고 전세계가 점차 지갑을 닫는 것이다. 유독 우리나라 제품을 사야할 이유를 만들지 못하면, 새해에도 이같은 기조에는 큰 변화가 있기 어렵다.

심지어 정부가 예측한 전망에서도 일부 비관적 관점이 엿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수출이 4.5%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210억달러 흑자로 지난해 대비 10억달러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2021년 883억달러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신(新) K칩스법’을 발표하고 반도체 살리기에 나섰다. 반도체·배터리·백신·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기술의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15%, 중소기업 25%로 각각 상향하고, 올해 투자 증가분에 대한 추가 10% 공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과반 의석을 점유한 더불어민주당의 반대가 예견된 상황에서 해당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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