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가 지난해 11월 차별화 스낵으로 내놓은 ‘롯데리아 양념감자’는 출시 닷새 만에 매출 1위로 등극했다. 서울 시내 한 CU편의점에 진열된 ‘롯데리아 양념감자(가운데)’. 김희량 기자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지난해 제과 가격 인상이 줄 이은 가운데 캐릭터 활용 등 기획력과 희소성을 가진 편의점 PB(Private Brand·자체 개발 상품) 과자들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6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PB 과자 매출신장률(전년대비)은 ▷2020년 10.2% ▷2021년 14.9% ▷2022년 8.8%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GS25의 지난해 스낵·쿠키류 PB 상품 매출은 평균 23% 이상 신장했다.

편의점 PB 상품의 경우 기존 대형 제과업체와 협업하거나 직매입 계약을 통해 기술력 있는 중소협력사와 제품을 개발해 만든다.

편의점 업계는 기존 NB(제조업체 브랜드) 상품들과 겹치지 않는 품목을 선보이면서 편의점에서만 찾을 수 있는 차별화 상품을 내놓으려 노력하고 있다. 해당 편의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이색 상품을 출시해 고객의 발길을 이끄는 식이다.

GS25가 메이플스토리와 협업해 출시한 핑크빈의 레드초코팬케익빵 등 시즌2 상품은 판매 2주 만에 판매량이 200만개를 넘었다. 시즌1 상품의 경우 판매량이 1000만개를 넘긴 바 있다.

CU가 지난해 11월 차별화 스낵으로 내놓은 PB 과자 ‘롯데리아 양념감자’는 출시 닷새 만에 매출 1위로 등극했다. ‘롯데리아 양념감자’의 하루 최대 판매량이 일반 과자의 2배 수준인 2만3000여 개를 달성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의 포켓몬 PB 과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9월 기존 제품에 포켓몬 캐릭터 서클칩(포켓몬이 그려진 동그란 모양 칩)을 추가하는 제품 리뉴얼을 진행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해당 리뉴얼 이후 지난해 12월 포켓몬 PB 과자 매출(계란·초코계란·초코별·딸기별, 총 4종)은 전년 대비 250% 늘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NB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며 “PB 과자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차별성을 강조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제과업체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 속에서 PB상품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소구력을 가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 설문조사에서도 PB 상품의 스낵류 인기는 높게 나타났다. 롯데멤버스가 지난해 10월 리서치플랫폼 라임에 의뢰해 전국 20~50대 성인 2000명에 PB 상품 구매경험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중복 응답 포함), 이들의 주 구매 품목으로는 ‘과자·초콜릿 등 스낵류’가 50.3%로 가장 비중 높았다. PB상품 구매 이유로는 기존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이라는 이유가 62.7%(중복 응답 포함)로 가장 많았고 ▷가격 대비 좋은 품질(47.6%) ▷할인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39.6%) ▷호기심(24.8%) 등이 뒤를 이었다.

PB 과자들은 판촉과 마케팅 비용이 빠져 있어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 있다. GS25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PB 상품 팝콘과자의 경우 1500~1700원에 판매돼 가격 경쟁력이 있다. 과자별 특색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NB 팝콘과자의 경우 중량과 상품 특성에 따라 2000원대 후반까지 가격 범위가 다양하다.

이 때문에 편의점 업계도 PB 과자 제품을 확대하는 추세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올해 1월 기준 판매 중 사탕, 초콜릿 등을 포함한 PB 과자(세븐셀렉트) 수가 130여 종에 달한다. 2020년 50여 종이었던 것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CU의 경우 고구마스낵 등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은 유지하되 러스크, 떡볶이스낵 등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CU의 PB 과자 제품은 2020년 1월 22종에서 올해 1월 기준 28종으로 늘었다.

김희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