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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실적 안좋아 다행이다?…증권업계 “투자축소 가능성에 주가는 긍정적” [투자360]
올 메모리 설비투자 계획대비 15% 감소 관측
공급축소·재고감소가 호재 작용 전망
올 2분기 재고정점 후 하반기 수요자극 예상
美 금리인상 종료 후 추세반전
해외 IB 목표주가 최고 9만5000원, 최저 4만9000원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3분의 1 토막이 나고, 올해 실적 전망도 어둡지만 이미 바닥 수준에 형성돼 있는 주가는 반등을 모색할 수 있는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적이 저하될수록 삼성전자도 투자를 축소해 업계의 공급 조절 행보에 동참할 수 있고, 수요에 민감한 반도체 업황 특성상 주가는 경기 지표에 선행해 움직여 왔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당사는 삼성전자가 2023년 메모리 설비투자를 기존 계획대비 15% 축소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는 작년 3분기부터 메모리 가격하락 속도가 예상을 하회하면서 올 상반기에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이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올해 예정된 D램, 낸드 신규증설과 공정전환 계획 일부를 지연시킬 것으로 추정돼 3분기부터 D램, 낸드 수급은 공급축소와 재고감소 효과로 개선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KB증권에 따르면 과거 메모리 다운사이클에서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은 재고 정점을 기록하기 직전 분기부터 나타났다. KB증권은 이번의 메모리 다운사이클 재고조정 기간은 작년 3분기부터 올 상반기까지로, 재고 정점은 올 2분기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하반기에는 재고 축소에 주력 중인 북미 서버업체와 중국 모바일 업체들의 메모리 구매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역사적 밴드 하단인 PBR(주가순자산비율) 1.1배(2023년)를 기록, 메모리 다운사이클 우려가 선반영된 것으로 보여 지금은 하반기 실적개선을 고려한 주가반등을 기대할 시점”이라며 “작년 4분기 실적은 부진할수록 올 메모리 투자축소 필요성이 커져 주가에는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반도체의 재고 수준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부담스러운 것이 주가 상승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도 “해당 구간에서 삼성전자의 CAPEX(설비투자) 및 CAPA(생산량) 운영 관련 스탠스가 변경되는 것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공급 조절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메모리향 투자 확대를 지속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투자 축소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과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삼성전자는 P3(평택3공장) 초기 조업도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빠른 램프업(증대)이 필요하며, 올 상반기까지는 D램·낸드 신규 CAPA를 증설할 유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상반기 중 업계의 공급 조절에 명시적으로 동참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위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업계 내 최고의 원가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에는 DS(반도체)부문 적자, 2분기에는 D램까지도 영업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하반기부터는 공급 조절에 동참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반도체 업종이 경기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기 때문에 주가는 미국 금리인상 종료 시점을 전후로 추세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유동성 증감률의 상승 반전이 일어날 경우 반도체 주가의 추세적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올 1분기 말 이전에 종료된다면, 중국의 유동성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위기 상황에 처할 여타 국가들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며 (주가가)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60~280조원, 18~22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익 규모가 또 다시 작년 대비 반토막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럼에도 골드막삭스(7만2000원), JP모건(8만원), 모건스탠리(6만8000원), 크레디트스위스(8만6000원)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삼성전자의 올 목표 주가를 현 수준보다 큰 폭 상향된 수준으로 잡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시나리오별 최저·최고 목표가도 제시했는데 업황의 침체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경우 4만90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고, 반대로 산업이 속도감 있게 반등할 경우 9만5000원까지 회복될 수 있다고 봤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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