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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보증 사고 폭증에 HUG 자본 늘린다
전세금 반환보증 중단사태 방지
상반기에 1조원 이상 자본 확충
보증배수 상향·배당 축소도 검토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사고 금액의 급증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상반기 중 1조원 이상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속출한 것으로 알려진 인천시 미추홀구 모 아파트 창문에 구제 방안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

전세사기 피해 급증으로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해 상반기 중 1조원 이상의 자본 확충에 나서는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사고 금액이 커지면서 전세보증상품 중단 위기까지 처하자 긴급히 자본금을 늘려 재무 여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HUG는 또, 보증여력 확충을 위한 법정 보증배수(자기자본 대비 보증액 비율) 상향 또한 추진키로 했다.

HUG 등에 따르면 공사는 상반기 중 자본확충을 하기로 결정하고 출자전환 및 정부 예산 편성을 목표로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와 막바지 협의 중이다.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HUG는 보증액이 법정 한도를 넘어가 전세금 반환보증이 중단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1조6841억원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HUG 관계자는 “상반기 내에 기금예산 편성으로 방향을 잡고 자본확충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자본 확충 규모는 HUG의 각종 보증금 지출 규모를 보고 최종 결정키로 했다. 이 관계자는 “(자본 확충 필요 추청치는) 모든 상황들이 부정적일 때를 염두하고 짠 것”이라며 “제일 보수적으로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증자 규모를 현재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HUG는 우선 상반기 내 출자전환을 통해 자본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 기재부 등 정부 부처는 HUG 출자용 주택도시기금 예산을 추가 편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2023년도 예산안에는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 HUG 관계자는 “출자를 받으면 신주를 배정해 진행될 예정이고 예산 배정은 국토부와 기재부 두 부처가 협의해서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HUG는 법정 보증배수 상향 추진과 함께 배당 축소도 기재부와 함께 논의 중이다. 앞서 HUG는 작년 10월 말 이사회 회의에서 ‘위기상황 대응 계획으로 배당 축소, 증자 추진 등 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핵심 위험지표 관리 강화 등을 추진 중’이라는 내용의 리스크 모니터링 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현행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르면 공사는 보증 총액 한도를 자기자본의 60배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도록 규정돼 있다. 60배를 초과하면 전세살이의 안전장치 역할을 하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을 비롯한 보증상품 운영을 못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른바 ‘빌라왕’으로 불리는 임대인들이 사망하는 등 전세사기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HUG의 보증배수가 60배에 가까워지고 있다. 작년 추정 보증배수는 52.9배이고 올해는 59.7배로 60배 턱밑까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에는 66.5배까지 올라가 보증보험 중단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이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건수와 액수, HUG가 임대인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작년 11월 기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건수는 852건으로 지난 2015년 집계 시작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환보증 사고액은 지난 2020년 4682억원, 2021년 5790억원, 작년 1~11월까지 9854억원으로 늘어났다.

대위변제액도 2020년 4415억원에서 2021년 5040억원, 작년 1~11월에는 7690억원으로 집계돼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이달부터 HUG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을 5조원 확대하고, 미분양 PF 보증을 5조원 규모로 신설하겠다고 밝혀 HUG의 자본 및 보증여력 확충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HUG는 법정 보증배수 상향을 위해선 법안 개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국회와 관련 사항을 논의 중이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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