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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1년짜리 예금 들면 손해”…멀리 보는 예금 떠오른다 [머니뭐니]
은행권 예금금리 하락세 지속
‘장·단기 예금금리차’ 좁혀져
장기 예금 수요도 증가
내년 하반기 중 경기침체 전망에
“3년 이상 정기예금 가입해야”
서울의 한 상호금융의 광고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최근 만기 1년 이하 정기예금의 인기에 가려졌던 장기 예금(3년 이상)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파르게 치솟았던 은행권 정기예금금리가 줄어들며, 크게 벌어졌던 장·단기 예금금리 차가 좁혀진 탓이다. 여기에 내년 하반기 중 본격적으로 금리 수준이 꺾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며, 미래를 대비한 장기 예금의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 ‘장·단기 예금금리 차’ 역전…정상화 신호 포착돼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3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는 4.1~4.41%로, 1년 만기 상품(4.27~4.65%)에 비해 평균 0.25%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장·단기 예금금리 차는 수신금리 상승기의 정점이었던 지난 11월 말(0.41%포인트)에 비해 절반가량 하락했다.

실상 올해와 같은 ‘장·단기 예금금리 역전’은 이례적이다. 예금의 경우 통상 만기가 길수록 이율이 올라간다. 장기간 돈을 거치하는 ‘위험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가팔라진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예측 불가능성이 커졌고, 은행들은 단기 자금 조달에 여력을 집중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한 수신금리 인상 경쟁 또한 거세지며 단기 예금금리는 장기 예금금리를 웃돌기 시작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의 창구에서 고객이 은행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최근 상황은 바뀌었다. 자금 쏠림을 우려한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시켰다. 이와 함께 한동안 억제됐던 은행채 발행이 일부 재개되며 자금 조달의 물꼬도 트였다. 그 영향으로 최고 5%를 넘었던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예금금리는 현재 4.6%대까지 하락했다. 1년 이하 단기 예금의 거품이 빠지자 장·단기 예금금리 차는 줄어들었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전체 은행권에서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취급된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가중평균금리는 3년 이상 정기예금의 금리를 웃돌았다. 그러나 10월 취급분에 대해서는 다시금 3년 이상 정기예금금리(4.56%)가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4.49%)를 앞질렀다.

장기 예금 수요도 증가…“장기 투자로 미래 이익 극대화해야”

아울러 장기 예금을 찾는 수요도 증가했다. 지난 6월 2300억원 규모였던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3년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11월 말 기준 9111억원으로, 3배가량 늘었다. 10월 말(1조2161억원)과 비교해서는 약 3000억원이 주는 등의 등락을 보이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점차 장기 예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창구업무를 하고 있다. [연합]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의 수신금리 경쟁 자제를 시작으로 정점을 찍은 단기 예금금리가 줄고 있고, 은행채 발행도 일부 재개된 탓에 은행권에서 다시금 예금금리를 상향할 요인은 크지 않다”며 “고객으로서도 예금 외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이기에 장기 예금을 찾는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 인상 추세가 끝나고, 하반기부터 경기침체와 함께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1년 이하의 단기 수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최소 3년 이상의 장기 상품에 투자해 미래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조현수 우리은행 한남동금융센터 PB팀장은 “아직 기준금리 인상 여력이 남아 있긴 하지만 최소 하반기부터는 시장금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며 “현재 정기예금상품을 고민하고 있다면 6개월 이하 단기 예금을 가입해 한 번 더 상황을 살피거나 3년 이상 장기 예금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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