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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경기침체 현실화…반등은 언제 [어떻게 보십니까 2023 - 경기침체]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2023년 글로벌 경제는 경기침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침체의 강도와 그 기간이 얼마나 강하고 길지다.

지난 4월부터 포착되기 시작한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10년물·2년물) 역전은 시간이 갈수록 그 폭을 넓혔다. 급기야 100베이시스포인트(bp)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지경이다. 지난달에는 모든 국채금리에서 장·단기 역전이 일어났다. 유럽과 한국도 마찬가지다.

통화정책에 반응하는 단기 금리와 달리 장기 금리는 미래 경제 전망이나 물가상승률 등에 따라 움직인다. 때문에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경기침체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으로 여겨진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1980~2020년 미국에 나타난 6차례 불황에 앞서 시간 차는 다소 존재했지만 예외 없이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의 조사도 같은 결과를 보여준다.

블룸버그통신이 47개 투자은행(IB)을 상대로 조사한 1년 이내 경기침체 발생확률은 지난 3월 20%에서 이달 16일엔 60%로 치솟았다.

기업들은 더 경기침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미 콘퍼런스보드가 10~12월 최고경영자(CEO) 13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거의 전부(98%)가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 6월 조사 당시 60%였던 것에 비해 크게 올라간 것이다.

영국 경제경영연구소(CBER)는 “1980년대 이후 처음 벌어진 인플레이션과 전쟁 대가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라며 “연초엔 ‘인플레이션이 올 것인가’가 화두였다면 2023년엔 경기침체가 얼마나 심할지, 회복은 얼마나 빠를지가 관심”이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식중개인들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을 시청하고 있다. [EPA]

그럼에도 미국을 넘어 글로벌 경기 전체의 키를 쥐고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경기보다는 물가 안정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이달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제롬 파월 이 연준 의장은 물가 안정이 확실해지기 전까지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으며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자세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비록 지난 6월 이후 4회 연속 진행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서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으로 한 단계 속도를 조절했지만 경기침체 없는 물가 통제가 연준의 기본 입장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시장의 기대와는 결이 다른 연준의 판단과 결정은 주요 기관, 금융업계의 전망을 계속 흐리게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준은 경기가 위축 국면으로 전환되기 전 금리인상을 중단했지만 이번엔 경기침체 우려에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금리인상은 1, 2차 오일쇼크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10%를 넘던 1970년대 말 및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빨랐던 만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얼마나 시차를 두고, 얼마나 강하게 금융·경제에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어렵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023년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로, 2021년 6.0%, 2022년 3.2%에서 더 낮아졌다. IMF는 내년 역성장이 예측되는 국가들의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약 3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옥스퍼드경제연구소(OEF)의 2023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2%, 1.3%에 불과하다. JP모건은 이보다 더 낮은 1.6% 수준으로 내다봤고, 골드만삭스는 1.8%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성장률을 두고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나란히 1.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을 포함한 69개 투자은행이 전망한 2023년 미국 경제성장률 중간값은 0.4%에 불과하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조사한 10개 주요 투자은행 가운데 8곳이 2023년 중 미국이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역시 2023년엔 그늘이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케이 대니얼 노이펠트 CBER 경제전망 책임자는 “중국과 서방의 경제 전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직면한 것보다 몇 배는 더 심각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급격한 경기침체가 확실시되지만 중국의 피해는 훨씬 크고 글로벌 경제를 이끌려는 어떠한 시도도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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