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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능통장’이라 불렸던 은행 ISA 금리 낮고 수익률 밀려 ‘찬밥신세’
지난해부터 가입자 수 정체
증권사 ‘중개형 ISA’ 인기에
전용 예금금리 매력도 낮아

한때 ‘만능통장’이라 불리며 가입자가 폭증했던 은행권 ISA의 인기가 주춤하고 있다. ISA 계좌로 가입할 수 있는 전용 예금 상품의 금리가 주요 예금 금리를 밑도는 등 가입 요인이 줄어든 영향이다.

ISA(Individual Savings Account,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예금·펀드·주가연계증권 등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담아 운용할 수 있도록 한 상품으로 2016년 첫 도입됐다. 이자 및 배당소득에 최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게 특징이며 1년에 2000만원씩 5년간 최대 1억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다.

▶은행권 ISA 가입 정체...증권사는 1년새 100만명↑=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권 ISA 가입자 수는 지난 10월 말 기준 105만650명으로 지난해 말(103만2777명)에 비해 약 1만7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가입자 수 증가폭(116만8355명)의 1%에 불과한 수치로, 전 업권 대비 미미한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반면 증권사의 ISA 가입자 수는 10월 말 기준 약 354만명으로 지난해 말(239만명)과 비교해 약 100만명 이상 증가했다. 한때 증권사 ISA 가입자 수는 은행권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7월을 기점으로 가입자 수 점유율이 역전됐다.

주된 이유는 지난해 처음 출시된 중개형 ISA의 인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전용 상품인 중개형 ISA는 직접 주식투자가 불가능했던 기존 신탁형 및 일임형 ISA와는 달리 직접 투자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에 주식 투자와 함께 과세 혜택을 보려는 수요가 중개형 ISA로 몰린 것이다.

5000만원 이상의 주식 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논의도 한몫했다. 지난해 7월 정부는 금투세 도입의 당근책으로 중개형 ISA를 통한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전면 비과세를 적용한다는 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최근 금투세 도입이 유예되긴 했지만, 당초 내년부터 과세가 적용될 전망이 우세했던 탓에 절세를 위한 중개형 ISA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전용 예금금리, 주요 상품 대비 0.6%p↓...수익률도 증권사에 밀려= 수익률 등 은행권 ISA의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컨대 은행들은 ISA 전용 예금 금리를 주요 정기예금 상품에 비해 낮게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ISA 전용 예금상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3.50~4.05% 수준으로 현재 주요 예금금리(4.1~4.67%)에 비해 평균 0.6%p가량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용 예적금 금리가 ISA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10월 말 기준 은행권에서 주로 취급하는 신탁형 ISA의 운용 자산(9조8000억원) 중 예적금의 비중은 94%(9조3000억원)에 달했다. 예적금 금리에 따라 수익률이 좌지우지되는 셈이다.

은행권에서는 ISA 고객에 당행 예적금 상품을 판매할 수 없는 규정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ISA 고객의 경우 타행 예금 상품을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자체 채널에서 판매하는 당행 상품보다 금리를 더 주거나 동일하게 줄 요인이 부족하다”며 “비과세가 적용되는 IRP 등 유사한 상품들을 영업하고,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ISA 경쟁도 다소 줄어든 경향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 ISA 수익률 또한 타 금융권에 비해 다소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임형 ISA 상품 수익률 상위 10개사에 이름을 올린 은행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 두 곳에 불과했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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