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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총 2위 ‘5년 천하’ 징크스 올해도 재현
2022 국내증시 리뷰②
LG엔솔 2위 껑충·SK하이닉스 4위
반도체·IT 약세·2차전지 강세 흐름업종 분산 코스피 쏠림 현상 완화

올해 증시가 하락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도 크게 요동쳤다. SK하이닉스는 LG에너지솔루션에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주었고, 카카오 그룹은 10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시가총액 2위 ‘5년 천하’ 징크스가 재현된 가운데, 코스피의 반도체 쏠림 현상이 완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2차전지 관련 기업이 약진했고 반도체·IT 기업은 약세를 보였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6년 11월 시가총액 2위를 꿰찬 SK하이닉스는 4위까지 떨어졌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상장 직후 2위에 등극했다. 삼성SDI도 6위로 한 단계 올라섰고, 2차전지 소재 매출 비중이 늘고 있는 LG화학은 5위로 세 단계 올라섰다.

순위권 변동은 전방 수요 둔화 및 판매 가격 하락에 따른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하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초 대비 40.1% 떨어져 27일 종가 기준 7만70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도 연초 주가보다 26% 하락해 코스피 대비 큰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2차전지 관련 기업은 메탈 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 가격 상승, 환율 효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 등으로 올해 증시를 주도했다.

SK하이닉스 순위가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2위 ‘5년 천하’ 징크스는 다시 한번 확인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는 부동의 삼성전자가 지켜온 반면, 2위는 산업의 흥망성쇠에 따라 5년을 전후로 바뀌어왔다.

SK하이닉스는 2016년 11월 시가총액 2위에 처음 오른 뒤 연말 기준 2016년~2021년간 자리를 지켰다. 이전에는 현대차가 2011~2015년까지 5년, 포스코가 2007~2010년까지 4년 동안 2위에 머물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차전지주의 약진으로 코스피의 반도체 쏠림 현상이 완화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한 코스피 비중은 25.4%에서 21.9%로, 삼성전자 비중은 21.2%에서 18.8%로 줄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다양한 기업이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할 경우 외부로부터 충격이 왔을 때 견딜 힘이 늘어난다”며 “코스피가 현재도 반도체 산업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데, 2차전지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군의 시가총액이 늘면서 반도체 의존도를 일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 입장에서 한두 종목에 전체 지수가 좌우되기보다 영향력이 분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한국 경제가 오로지 삼성전자, 반도체에 쏠리기보다는 2차전지, 방산, 철강, 조선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 건전하다”고 말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해당 종목에 따라 코스피 변동성이 좌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이 워낙 크다”며 “시장이 밸류에이션이 높다고 평가해 주가가 하락할 경우 업종 분산 효과보다 변동성 유발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IT기업들은 연초 이후 약세를 보였다. IT기업들은 성장주로 분류되는데, 금리인상기를 맞으면서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에 더 큰 타격을 받았다. 카카오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5위, 10위에서 12위, 26위로 하락했다. 네이버도 3위에서 8위로 순위를 낮췄다.

권제인 기자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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