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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금리 직격탄...코스피 시총 379조 증발
2022 증시 리뷰
연초比 17.1%↓...코스닥도 27.9%↓
코스피 지수 22.5%↓...2008년 후 최대
G20 주가 지수 중 韓 -22.58% 19위
“반도체·수출업종 기업부진 악영향”

‘추락’과 ‘축소’. 2022년 국내 주식시장을 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1년 내내 약세장을 면치 못했던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전체 종목들의 시가총액(시총)도 각각 6분의 1, 4분의 1이 감소하기도 했다. 지난 몇 년간 쌓아 올린 천문학적인 액수의 국부(國富)가 일순간에 사라지는 악몽 같은 일이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벌어진 것이다.

▶코스피 지수 22.5%·코스닥 지수 39.3% ‘뚝’...2008년 이후 최대 =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종목들의 전체 시총은 약 1832조원으로 올해 첫 거래일이던 지난 1월 3일 기록한 약 2211조원에 비해 17.1%(약 379조원)나 줄었다.

올 한 해 줄어든 코스피 전체 시총 규모는 코스피 부동의 ‘시총 1위’ 삼성전자(약 346조원)와 ‘8위’ 현대차(약 34조원)의 26일 시총을 모두 더한 액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시 말해 2022년 한 해 동안 코스피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한꺼번에 증발해버린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진 셈이다.

전체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감소한 시총을 미국 증시에 상장된 유명 기업의 시가총액과 비교한다면,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으로 유명한 글로벌 제약 업체 ‘화이자’와 맞먹는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전체 시총의 27.9%가 불과 1년 사이에 사라져버렸다. 1월 3일 약 448조원에 이르렀던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은 전날까지 약 323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속절없는 추락세는 지수로 봤을 때 더 두드러졌다.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는 2,317.14로 연초(1월 3일, 2,988.77) 대비 22.5%(671.63포인트)나 하락했다. 올해 기록한 연간 코스피 지수 하락률은 지난 2008년 기록했던 39.3%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코스닥 지수가 떨어진 비율은 코스피 지수보다 더 컸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 종가 기준 694.68을 나타내며 연초(1,037.83) 대비 343.15포인트나 빠지며 33.1%의 하락률을 보였다. 지난 2008년(53%) 이후 최대 연간 코스닥 지수 하락률이다.

▶韓, G20 국가 중 연간 증시 등락률 19위...“글로벌 침체 직격탄” =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주가 지수와 비교했을 때 국내 증시의 변동폭은 더 크게 느껴졌다. 특히 올 한 해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의 증시지표 등락률을 비교했을 때, 코스피는 -22.58%를 기록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으로 서방으로부터 집중적인 경제 제재를 받으며 큰 타격을 입은 러시아(-40.62%)를 제외하곤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주식시장의 올해 낙폭이 세계 최대 수준인 이유를 두고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무역 등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가 글로벌 경기의 변화에 어느 국가들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내구재에 대한 소비가 가장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한국 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국내 증시의 하락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반도체주(株)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은 26일 기준 각각 345조6500억원(약 18.85%), 약 56조2020억원(약 3.06%)에 이른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만으로도 전체의 20%가 넘는 수준이다. 반도체 산업이 코스피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구조인 셈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도 글로벌 경기 침체가 확실시되는 상황 속에 제조 과정에서 반도체가 필수적인 제품들의 소비가 급격히 둔화됐고, 직격탄을 맞은 한국 기업들의 주가가 급전직하한 것”이라며 “반도체뿐만 아니라 수출 업종 기업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상황에 국내 증시가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황 연구위원은 “주가가 경기를 6개월 정도 선행하는 만큼, 내년에는 코스피 등 국내 증시가 외국 증시들에 비해 더 부진할 가능성이 올해보단 낮을 것”이라며 “경기 회복 국면에선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국내 증시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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