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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뼈를 깎는 심정으로 울며 불며 해지 호소”…아직도 안 끝난 ‘연 8% 특판’ 사태
특판 사라져…가입자들 “빼지 말자” 반응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 가능
고금리 특판에 9000억원이 몰리면서 파산 위기에 처한 동경주 농협이 적금 가입자들에게 아직도 해지를 호소하고 있다.[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동경주농협의 ‘특판 사태’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애초 100억원을 목표로 시작된 적금 특판에 9000억원이 몰리면서 조합이 파산 위기를 맞자 해당 농협은근 한 달째 가입자들에게 해지 요청을 지속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경주농협은 최근 하루에 한 번 꼴로 적금 가입자들에게 해지를 읍소중이다. 지난 21일 조합은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비와 눈이 뒤죽박죽 섞여서 동경주 농협의 심정을 표현하는 듯 애틋한 하루인 것 같다"며 "저희 임직원 모드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울며 불며 해지를 호소 드린다"고 했다.

이어 "저조한 해지율에 관련 당사자들은 밤잠을 설치고 있다. 제발 살려달라. 모든 부분이 정리되고 나서 실수에 대한 죄는 달게 받겠다"고 썼다. 해당 문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화제가 됐다. 안 그래도 불만을 가지고 있는 동경주농협 적금 가입자들에 불을 지폈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경주농협은 지난 달 25일 비대면으로 연 8.2% 금리의 적금 특판을 열었다. 목표 금액은 100억원이었으나 비대면 계좌 개설을 차단하지 못해 총 9000억원이 몰렸다. 1년 이자비용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상반기 경영공시에 따르면 동경주농협의 자산 총계는 지난 6월 말 기준 1670억원이다. 반기 영업수익은 65억원, 영업비용은 41억원에 불과하다. 이같은 소규모 농협에 9000억원이 몰리자 조합 측은 자칫 파산에 이를 수 있다며 가입자들에게 가입 해지를 여전히 호소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기준으로 해지된 금액은 약 6000억원이다. 3분의 2가 해결됐으나 여전히 자산 총계를 훌쩍 뛰어넘는 3000억원의 적금 금액은 동경주농협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유사한 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농협중앙회는 다음달 중 '특판 제어 전산 시스템'을 전면 도입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역 농·축협은 연 5%가 넘는 고금리 특판 예/적금을 팔려면 농협중앙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특판을 열기 전 중앙전산에 목표액까지 입력하고 특판 모집금액이 사전에 정해놓은 기준을 초과하면 자동으로 신규 가입이 제한된다.

한편 적금 가입자들 사이에선 ‘해지 말고 버티자’는 이야기가 대세를 이룬다. 금융당국이 특판 자제령을 내린 데다가, 제어 시스템이 가동되면 이제 8~10%에 해당하는 고금리 특판을 찾기 어려워 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편 상호금융 예금자들은 ‘농업협동조합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농협 구조개선법)’에 따라 만약 지역 농·축협이 부실화하거나 합병되더라도 고객 예금은 인근 농·축협에 이전돼 정상적으로 거래할 수 있다. 만약 파산된다면 상호금융예금자보호기금으로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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