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경영진들은 향후 5년간 자동차 산업의 수익성 향상을 전망했지만, 전기자동차 시장점유율 상승에 대한 기대는 크게 떨어졌다.

22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가 발표한 자동차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기업 경영진의 83%가 자동차 산업이 향후 5년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53%)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다.

올해 23회를 맞은 이 보고서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 경영진 915명의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최고경영진(CEO)이며 연간 매출 10억달러(1조2800억원) 이상인 기업의 소속도 38%에 이른다.

응답자의 51%가 리튬, 희토류 원소, 반도체, 철강, 석유 등 원자재 공급에 대해 우려했다. 반도체 업체들의 대규모 신규 투자에도 조달 문제는 여전히 우려 사항으로 꼽혔고 배터리 무게에 영향을 끼치는 티타늄 등 경량 소재 부품의 공급도 매우 우려한다고 답했다.

이에 지난해보다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 이전)과 리쇼어링(본국으로 복귀)이 중요하다는 응답자가 증가했으며, 원자재의 직접 소싱과 공급업체에 대한 투자도 중요 요소로 꼽았다.

불과 1년 만에 전기차에 대한 전망은 크게 변화했다. 경영진들은 2030년까지 전기차의 시장점유율이 전체 자동차 판매의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년대비 30%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

보고서는 전기차 시장점유율 하락 전망에 대한 이유로 자동차 기업이 내연기관에서 배터리로 전환하면서 제조, 유통, 충전, 서비스 등 전 과정에서 복잡하고 총체적인 변화를 겪어야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한, 경영진의 82%가 향후 10년 내 정부 보조금 없이도 전기차가 상용화될 수 있다고 답했다. 21%는 정부가 전기차에 직접적인 소비자 보조금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으며, 보조금이 시장을 왜곡하고 국제무역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경영진의 80%는 향후 5년간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주행성능을 선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9%p 증가했다. 브랜드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도 지난해 19%에서 올해 32%로 크게 증가했다.

응답자의 78%는 2030년까지 대부분의 차량이 온라인으로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진은 자동차 판매의 34%가 제조업체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일 것이며, 딜러를 통한 판매량도 비슷하게 예측했다.

이들은 판매 이후 수익 창출(After-Sale)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62%는 소비자들이 전기 충전, 자동차 정비, 주행보조시스템(ADAS), 엔터테인먼트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대해 월간 구독료를 기꺼이 지불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시장 신규 진입자에 대한 설문조사도 진행됐다. 애플이 2021년 9위에서 올해 4위로 올라서는 등 2030년까지 자동차 시장에 진출해 전기차의 선두주자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테슬라는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삼정KPMG 자동차산업 리더 위승훈 부대표는 “자동차 기업은 공급망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주요 공급업체와 협약 또는 합작 투자를 하며 공급업체 지분을 인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