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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나이트메어”...테슬라 시총 이달에만 235조원 증발
석달만에 주가 300달러→130달러 급락
글로벌 전기차 위축·CEO 리스크 영향
일부 투자자 100달러선 붕괴 관측도 내놔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이자 우리 국민의 최대 보유 해외 주식인 테슬라 주가가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있다.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300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130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레벨이 2년여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30% 가까이 하락했는데, 이에 따른 테슬라 시가총액 감소분은 코스피 전체 시총의 13% 규모에 해당될 정도로 막대한 수준이다. 12월 들어 주가가 상승한 날은 3일 밖에 안된다. 한때 서학개미(국내 해외주식투자자)들에게 자산 증식의 꿈을 품게 했던 테슬라가 올 연말에는 ‘나이트메어(악몽)’이 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다시 전일보다 소폭 떨어진 137.5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테슬라 주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을 나타냈다. 지난 9월 310달러에 육박했던 주가는 석달 만에 절반 이상 급감했다. 407달러를 찍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작년 11월과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이 났다.

이달 들어서는 194달러로 시작, 이후 등락은 있었지만 대체로 추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지난달말 대비 1804억달러(약 235조원) 감소했다. 이는 코스피 전체 상장사 시총(약 1841조원)의 12.7% 규모이며, 삼성전자 시총(약 346조원)의 67.7%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테슬라를 보유한 서학개미들은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환산 평가액까지 감소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12월 중 주가가 29.3% 떨어졌는데 원화가치는 2.5% 오르면서 이달만 30%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주식 보유자 뿐 아니라 국내 일반 주식투자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테슬라 주가는 미국 빅테크 종목 전체에 파장을 끼치는데, 이는 국내 전체 증시 조정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테슬라의 주가 행보는 호재 없이 악재만 집중된 영향이 크다. 우선 전기차 시장 환경을 볼 때 테슬라의 판매 절반을 차지해던 중국 시장에서 수요 감소로 재고가 쌓이고 있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이 감산에 들어갔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충격을 줬다. 또 테슬라는 차량의 내외관을 바꾸지 않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상품성을 개선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새로운 디자인 니즈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세계 전기차 보급이 예상보다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주가 하방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KPMG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고경영자(CEO)·임원 915명을 인터뷰한 결과, 경기침체 및 핵심 원재료·부품 공급 차지 등으로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전체 시장의 10~40%에 그칠 것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트위터 인수 전후로 극대화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평판 하락도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EV(전기차)·모빌리티 팀장은 “미국시장에서 대부분의 테슬라 소비자는 일론 머스크의 비전과 문제 해결 방식에 열광하며 테슬라의 기술 개발을 기다려주고, 미완성 기술에 대해 열성적으로 피드백을 주면서 기술 개발에 동참해 온 동반자적 관계”라며 “테슬라와 머스크는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통의 대기업 CEO와 다르게 머스크는 테슬라가 글로벌 대표 기업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정치적 발언을 지속했고, 특히 바이든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며 “최근에는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지지발언을 지속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10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미 월가의 최대 투자 자문사인 에버코어ISI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종전 300달러에서 200달러로 대폭 낮춰 잡으면서 “투자자들은 이제 테슬라의 진짜 가치를 찾으려 할 것이며 100달러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투자은행 다이와캐피털마켓도 목표 주가를 240달러에서 177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다이와는 내년 테슬라의 차량 출고량 예상치를 기존보다 5% 낮추고 차량 1대당 매출이 올해보다 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머스크는 당초 올해 차량 인도가 목표보다 5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물류 문제로 인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금융기관 오펜하이머도 테슬라 투자의견을 ‘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오펜하이머는 광고주 이탈에 따른 트위터의 재무적 위기가 머스크의 테슬라 보유 지분 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고, 최근 트위터의 기자 계정 정지 등 각종 논란으로 테슬라에 대한 투자 심리도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진단했다.

한편, 테슬라 투자는 당장의 주가 흐름보다는 1~2년 뒤를 내다보고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주가 하락 영향으로 테슬라의 포워드(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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