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R DIMM’ 개발을 진두지휘한 김홍배 DRAM상품기획 PL [SK하이닉스 뉴스룸]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SK하이닉스가 최근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서버용 D램 ‘MCR DIMM’의 탄생 과정을 공개했다. 22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MCR DIMM’ 개발 주역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게재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개발을 진두지휘한 김홍배 DRAM상품기획 PL은 “서버용 D램이야말로 디지털을 구축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D램이 개발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금융을 비롯해 쇼핑, 여행, 문화, 교통, 비즈니스 등 모든 분야가 디지털상에서 이뤄지는 디지털 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다”며 “결국에는 개개인의 모든 생활권이 데이터화되고, 이런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서버는 더욱 높은 수준의 시스템과 하드웨어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발로 SK하이닉스가 미래 수요에 대한 선제 대응을 완료했다는 것이다.

개발진은 이번에 새롭게 시도된 기술과 개발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언급했다. 통상 DDR5 D램의 경우 새 제품이 개발될 때 이전 세대 대비 800Mbps 정도의 성능 향상 폭을 가져간다. 예를 들어 4800Mbps 동작 속도의 D램이 있다면 다음 세대는 800Mbps 빨라진 5600Mbps 수준의 D램이 개발돼야 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이번에 8000Mbps 이상의 동작 속도를 자랑하는 MCR DIMM 개발에 성공, 또 한 번의 혁신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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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DRAM상품기획 TL은 “기존 DDR5 D램 단품을 변경 없이 그대로 사용하되 모듈의 동작 단위인 랭크를 동시에 2개 작동하도록 설계했다”며 “여기에 사용된 것이 데이터 버퍼다. 2개의 랭크에서 전송하는 64바이트의 데이터를 데이터 버퍼가 합쳐서 한 번에 128바이트로 전송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버퍼란, D램 모듈 위에 같이 탑재돼 D램과 CPU 사이의 신호 전달 성능을 최적화하는 부품으로 고성능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서버용 D램 모듈에 주로 탑재된다.

MCR DIMM의 테스트를 진행했던 이종연 DRAM AE TL은 이번 제품의 설계를 비롯한 테스트 과정도 모두 처음 경험해보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표준이 없는 상태에서 개발하는 차별화 제품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것을 새롭게 개척하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이 TL은 “참고할 수 있는 자료나 정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개념을 세우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테스트 프로그램과 환경을 만드는 일이 정말 어려웠다”며 “그럼에도 이렇게 개발에 성공해 SK하이닉스가 서버용 D램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고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최근 개발한 세계 최고속 서버용 D램 ‘MCR DIMM’ [SK하이닉스 제공]

김영준 TL은 “MCR DIMM이라는 게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기 때문에 이걸 우리가 왜 개발해야 하는지, 이 제품이 팔릴 만한 제품이라는 것을 구성원들에게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며 “아직 존재하지 않은 MCR DIMM이라는 시장을 인텔, 르네사스와 함께 정의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발에는 인텔이 서버용 CPU를 개발하고, 르네사스가 MCR DIMM에 적용된 데이터 버퍼를 개발하는 등, 삼사의 협력이 기반이 됐다.

한편, ‘MCR DIMM’은 여러 개의 D램이 기판에 결합한 모듈 제품으로, 모듈의 기본 정보처리 동작 단위인 랭크 2개가 동시 작동돼 속도가 향상된다. 기존에는 DDR5의 동작 속도를 높이기 위해 D램 단품의 동작 속도에만 집중했지만, SK하이닉스는 D램 단품에 특정 모듈을 추가해 속도를 높이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이번에 개발에 성공한 ‘MCR DIMM’의 동작 속도는 8Gbps(기가비트) 이상으로, 기존 서버용 D램의 4.8Gbps보다 80% 이상 빠르다. 전세계 서버용 D램 중 가장 빠른 속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