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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兆단위 채권 던졌던 보험사...다시 매수 나서 유동성 ‘숨통’
이달 20일까지 1448억원 순매수
석달간 6조이상 매도 ‘급한 불’ 꺼
일시납 저축보험 현금 수혈 계속
“최근 해약 줄어 유동성 이슈 완화”

연말 저축성보험과 퇴직연금 만기 도래에 따른 자금 이탈 우려로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었던 보험사들이 석달 내리 팔아치웠던 채권을 다시 사들이는 등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팔 만큼 팔았다”는 판단에다 최근 일시납 저축보험 판매 확대로 유동성에 숨통이 트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국내 보험사들은 채권을 1448억원 순매수했다. 월초까지만 해도 강한 매도세가 이어졌다가 점차 주춤해지더니, 아예 순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다. 월말까지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지난 8월(3조2123억원) 이후 4개월 만에 순매수로 전환하게 된다.

보험사들은 레고랜드 사태가 채권시장을 강타한 지난 9월 채권을 6317억원 순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10월 2조2319억원, 11월 3조5534억원 등 3개월간 6조원 이상의 물량을 내다 팔았었다.

만기가 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은 주로 채권 장기물을 매입하는 식으로 자산을 운용한다. 이런 보험사들이 채권을 내다 판 것은 그만큼 유동성 관리가 시급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삼성생명 등 대형사들이 단기차입금 한도를 확대하는 식으로 유동성 확보 방안을 마련한 것과 달리, 자금조달 경로가 제한적인 중소형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채권을 내던지는 상황이었다.

여기엔 연말에 퇴직연금과 저축성보험의 만기가 동시에 돌아오면서 막대한 현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퇴직연금의 경우,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해 최대 수십조원의 ‘머니무브’가 예고된 상태였다.

다만 석달간 채권 매도를 통해 곳간에 현금이 채워진 데다, 최근 일시납 저축보험 상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한시름 놓게 된 보험사들이 다시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양생명, KDB생명 등은 최근 5.95%짜리 금리확정형 저축보험을 출시하며 자금 유치에 나선 바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때문에 9월부터 조 단위로 채권을 매도하며 유동성을 준비했는데, 어느 정도 현금이 마련됐다. 또 최근 두달간 방카슈랑스와 (고금리)확정금리형 상품도 많이 팔아서 채권 매도 유인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채권 매도를 할 만큼 해서 유동성에 여유가 생겼을 것”이라며 “앞서 일시납 상품을 많이 판매했고, 보험계약 해약도 최근엔 줄어들어서 유동성 이슈가 어느 정도 완화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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