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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무역적자 500억달러 육박...통계 작성후 최대 확실시
20일까지 누적적자액 489억달러
美 금리인상·中 경기둔화 악재
윤정부 재정 건전성 방점도 부담
12월 1~20일 수출이 1년 전보다 8.8% 감소하면서 지난 10월 시작된 수출 감소세가 3개월 연속 이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사진은 컨테이너 항구에서 수출입 화물을 선적하는 모습. [연합]

코로나19 충격 이후 약 2년간 우리 경제의 회복을 이끌었던 수출 엔진이 올해 4분기(10~12월)부터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여기에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다소 살아나던 소비와 투자 등 내수마저 다시 움츠러들면서 우리 경제에 혹한기가 몰려오고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재정 건전성이 강조되는 현시점에서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도 기대하기 어렵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보다 수입이 늘면서 무역수지는 64억27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올해 4월부터 이달까지 9개월 연속 적자가 확실시된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당시 이후 25년만에 처음이다. 무역관련 통계가 시작된 1956년이래 최대 적자액 기록도 확실시된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액은 489억6800만달러에 달한다. 연간 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1996년(206억2400만달러)의 2배 이상에 달한다.

수출 전선은 4분기 들어 암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월 수출액(519억1000만 달러)은 작년 같은 달(603억3000만 달러)보다 14%나 급감했다. 지난 10월 2년 만에 처음 감소(-5.7%)를 기록한 데 이어 감소폭이 대폭 확대됐다. 이달 1~20일 수출도 8.8%나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뒷걸음질이 확실시된다. 이러한 감소세는 국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무엇보다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의 여파로 이달 10~20일에도 우리나라 주력 상품인반도체(-24.3%), 무선통신기기(-43.8%) 등의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주력 품목 10개 중 7개가 두자릿수로 급감했다.

이 기간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26.6% 줄었다. 대중 수출 감소세도 이달까지 포함할 경우 7개월 연속이다. 대중국 무역수지는 지난 5월(-10억9000만달러), 6월(-12억2000만달러), 7월(-6억달러), 8월(-3억6000만달러) 등 4개월 연속 적자를 지속한 후 9월(6억8000만달러) 반짝 흑자로 전환됐으나 10월부터 다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전세계 경기 변화에 가장 민감한 우리 수출이 흔들리는 것이다. 내년 수출 전선도 세계적 경기침체 가능성에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무역협회은 내년 수출이 6624억 달러로 올해(6900억 달러)보다 4%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수출이 내년에는 증가율 0.5%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수출 공백을 소비와 투자가 계속 메워줄 가능성도 크지 않다.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전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5로,10월(88.8)보다 2.3포인트 떨어졌다.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으로, 그만큼 높은 물가·금리 등 탓에 소비도 위축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한은의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75)는 2020년 12월(75)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12월 업황 전망 BSI(74) 역시 11월(76)보다 2포인트 하락해 2021년 1월(70) 이후 최저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체감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를 늘릴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수출은 급감하고, 소비와 투자까지 위축되면 경기는 빠르게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올해 4분기에 한국 경제가 2020년 2분기(-3.0%) 이후 2년 6개월 만에 다시 역성장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대다수 국내외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내년 전망치를 1%대로 낮춰 잡고 있다. 올해 2%대에서 한단계 더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과 아세안+3(한중일)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각각 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한국개발연구원(KDI)은 각각 1.8%, 한국은행·한국금융연구원은 1.7%,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5% 전망치를 각각 제시했다. 10월에 2.0%로 전망한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릴 가능성이 크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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