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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갑 닫은 G2...‘인플레’보다 ‘경기침체’가 더 걱정
미국 텍사스 메이시스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트리에 할인율이 적혀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의 소매판매가 예상을 밑돌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한계에 부닥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루 앞서 중국의 소매판매도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는 우려를 넘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11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6% 감소한 6894억달러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 하락폭으로, 시장 예상치인 -0.3%를 밑돌았다. 미국 금융데이터 공급업체 레피니티브(Refinitiv)의 예상치인 -0.1%와 비교하면 더 큰 차이가 난다.

특히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2%로 11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하는 등 경기민감도가 높은 내구재 중심으로 재화 수요가 둔화됐다.

지난 10월 소매판매가 1.3% 증가했던 만큼 미국 소비가 완전히 꺾였다고 단언하긴 이르다. 하지만 소비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경기에 대한 우려를 키우기 충분하다.

미국 연말 쇼핑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도 한산한 필라델피아의 한 쇼핑몰 모습. [AP]

11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2%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역시 시장 기대(+0.1%)와 어긋났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하는 제조업 활동지수도 -13.8을 기록, 마이너스를 유지하며 제조업 경기도 좋지 않음을 보여줬다.

탄탄한 것으로 보였던 고용지표에서도 엇갈린 결과가 나왔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2만명 감소한 21만1000명을 기록했다. 반면 연속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 대비 1000명 증가한 167만1000명으로, 올해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최근의 물가상승률 둔화 신호와 경기침체 우려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당분간 지속할 것이며, 금리인상이 끝나도 상당기간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자마자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시장은 경기침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그간 부진한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을 기대하며 ‘악재가 호재(Bad is good)’가 되던 분위기는 이제 ‘악재는 악재(Bad is bad)’라는 인식으로 바뀌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을 두고 “시장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인플레이션 불안에서 경기침체 공포로 대체됐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2.25% 하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역시 각각 2.49%, 3.23% 하락했다.

투자은행 베어드의 마이클 앤토넬리 전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제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더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경기침체 또는 연준이 도를 넘을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하며 경제활성화 기대감을 높인 중국 역시 현실은 우울하다.

중국 11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5.9% 감소했다. 이는 6월부터 이어오던 플러스 행진이 끊긴 10월(-0.5%)보다 훨씬 더 떨어진 것으로, 시장 전망치(-3.7%)를 크게 밑돈다.

산업생산 증가율 역시 2.2%로 시장 전망치(3.6%)보다 낮았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9월(6.3%) 이후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이 방역규제를 대부분 풀었지만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어 단시일 내 소비 확대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레이먼드 양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방역 규제를 완화했지만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12월 상황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중국의 4분기 GDP증가율이 3%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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