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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리스크 때문에”...테슬라 시총 5000억달러 붕괴
연초 대비 60%가량 떨어져
월가 “머스크, 슈퍼히어로→악당”
소비자들 브랜드 인식도 부정적
트위터 매출 2년간 정체 전망
서학개미도 연초대비 40% 급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테슬라의 최대 리스크는 경기 침체도 중국 리스크도 아닌 머스크?’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주가가 최근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장중 5000억달러(약 649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 소식으로 미 증시는 전체적으로 반등세를 보였지만, 테슬라는 이를 거슬러 이틀째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최근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중국 수요 감소 전망에 따라 상하이 공장 가동률을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표면적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근원적으로는 트위터 인수 전후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평판 악화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에서 볼 수 있듯이 그동안 테슬라 주가가 머스크 개인에 대한 기대로 고공행진을 벌여 온 측면이 크기 때문에 반대로 머스크에 대한 실망이 확대될 경우 주가의 하방 압력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한때 6.5% 하락한 156.91달러를 나타냈고, 시장가치도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밑돌았다. 종가는 160.95달러로 기록하며 간신히 시총은 5000억달러 턱걸이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4.1% 감소했고, 400달러에 육박했던 연초 대비로는 60% 가량 하락했다.

테슬라는 2년 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편입을 앞두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총 5000억달러 문턱을 넘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9월 말 이후 S&P 500 지수가 12% 상승한 것과 달리 테슬라는 같은 기간 40% 하락했다.

외신은 트위터 인수 이후 불거진 머스크 리스크가 테슬라 주가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문제 때문에 테슬라 경영을 소홀히 한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면서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CNBC 방송에 따르면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약을 완료한 10월 27일 이후 테슬라 주가는 28% 하락했지만, 같은 시기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은 소폭 상승했다. CNBC 방송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정기적으로 선동적인 트윗을 올리고있다”고 꼬집었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새 소유주가 된 뒤로 SNS 정치 지형이 좌편향됐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을 복원했고, 지난달 중간선거 하루 전날에는 공화당에 투표하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2018년 이후 테슬라 주식이 이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거래된 적이 없다면서 테슬라 주가 폭락의 첫 번째 원인으로 ‘머스크 리스크’를 지목했다. 아이브스는 “머스크가 트윗을 할 때마다 테슬라에 대한 돌출적인 위협 요소가 나타나고 있다”며 “월가의 관점에서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의 슈퍼히어로에서 악당으로 변했다”고 꼬집었다. 테슬라 주주이자 니아임팩트캐피털 설립자인 크리스틴 헐은 트위터 글을 통해 “테슬라 이사회가 CEO(머스크)를 통제 못할 때 회사 브랜드와 관련한 많은 문제가 생긴다”고 질타했다.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 평가도 긍정 인식보다 우세해진 상황이다.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의 브랜드 인식 조사 결과를 인용해 11월 기준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순긍정 평가’(긍정에서 부정 평가를 뺀 수치)가 -1.4%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긍정보다 부정 평가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이날 머스크는 한 코미디쇼에 출연했다 관객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문제는 테슬라 주가의 저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테슬라의 12개월 선행 PER은 32배로, 역대 평균 PER과 비교하면 70% 할인된 수준까지 내려왔다. 블룸버그는 “테슬라 주식이 이렇게 싼 적이 없었지만, 주가는 여전히 더 내려갈수 있다”며 중국 시장의 전기차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고 트위터와 관련한 머스크 리스크가 새해에도 테슬라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주가 하락으로 서학개미들(국내 해외주식투자자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테슬라 주가 하락에 따라 서학개미들의 보유 주식 규모는 연초 대비 40% 이상 급감했다. 눈물을 머금고 손절한 것인데, 그럼에도 테슬라는 우리 국민의 최대보유 해외종목이다. 주가 하락에 최근 원/달러 환율까지 떨어져 환차익 감소로 서학개미들은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한편, 트위터는 내년부터 사용자 이탈을 겪으면서 향후 2년간 매출이 정체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13일(현지시간) 새 소유주인 머스크가 일으킨 경영상 변화 때문에 트위터가 앞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트위터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잃게 될 것이라며 2024년 월간 사용자 수가 10년 이래 최저 수준인 5050만 명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트위터 사용자 감소와 인력 감축으로 새로운 서비스 출시가 어려워짐에 따라 향후 2년 동안 매출도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라고 이 시장조사기관은 전망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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