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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물가 서프라이즈’...파월 선물보따리 풀까
11월 CPI 7.1%↑...물가 정점론
S&P500·나스닥, 조용한 상승세
파월, 매파→비둘기파 피벗 주목
내년 FOMC서 ‘베이비스텝’ 가능성↑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일단 최악의 고비를 넘겼다는 점을 시사하는 지표가 나왔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4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를 놓곤 시장은 신중한 관측을 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올라 시장예상치 7.3%를 밑돌았다고 13일 밝혔다. 11월 CPI 상승률 7.1%(전년 동월 대비)는 10월(7.7%)에 비해 확연히 둔화한 수치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1%로 시장 예상치(0.3%)를 밑돌았다. CPI 상승률은 6월 9.1%를 찍은 이후 5개월 연속 내림세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올라 전월(6.3%↑)과 예상치(6.1%↑)를 모두 밑돌았다. 전월 대비로도 0.2% 상승해 전월치(0.3%↑)와 예상치(0.3%↑)를 모두 하회했다.

뉴욕증시는 이같은 ‘물가 서프라이즈’에 장초반 급등하는 모습이었지만 다음날 FOMC와 파월 의장의 발언을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전장보다 0.30% 오르는 데 그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3%, 나스닥지수는 1.01% 올랐다.

미국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은 전일비 10bp(1bp=0.01%포인트) 하락한 3.51%로 마감했다. 정책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물은 전일비 16bp 내린 4.21%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도 1% 넘게 급락하며 104포인트 하회를 목전에 두게 됐다. 비트코인도 긴축 완화 기대에 전일보다 4.5% 급등해 1만7000달러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완화로 연준이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장중 80% 이상으로 올랐다. 전날에는 70%대였다. 특히 내년 첫 회의인 2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 가능성은 절반 이상으로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보다 더 커졌다.

다만 금세 진정된 뉴욕증시의 반응처럼 FOMC 직후 파월 의장이 ‘매파적(긴축적 통화정책 선호) 입장’에서 ‘비둘기파적(완화적 통화 정책 선호) 스탠스’로 ‘피벗(Pivot·방향전환)’을 할지에 대해선 속단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기대 인플레이션 통제에 힘썼던 연준으로서는 다행스러운 결과이지만,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만으로도 증시가 곧이어 반등하는 흐름을 원치는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연준의 피벗을 기대하는 시장과 달리 14일 진행될 12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는 기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한 매파적 발언이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CPI는 시장에 긍정적인 재료이고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의 당위성을 강화해주는 소식이지만, 12월 FOMC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미국 물가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주거비를 중심으로 서비스 물가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연준의 매파적 행보는 점차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83포인트(0.29%) 오른 2379.23에 출발해 상승폭을 키우면서 5거래일 만에 다시 2390선을 회복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원 내린 1292원에 출발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7%대인 미국 물가 상승률은 내년 1∼2분기에는 기저효과와 함께 크게 낮아질 수 있다”면서 “이번 FOMC에서도 어렵게 잡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확대되는 것을 막고자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기대를 차단하겠지만,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론을 냈다. 윤호 기자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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