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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H농협금융지주 이석준 회장…‘모피아’ 금융권 귀환하나
이석준 전 국조실장, NH농협지주 회장 내정
새 정부와 협력할 인물 선호했다는 평가
BNK금융·기업은행 등 수장 인선에 ‘관피아’ 거론
금융권 내부 진통 거세질 것으로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신임 회장.[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홍승희 기자] NH농협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에 관료 출신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선임됐다. 당초 지난 2년 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손병환 현 회장 유임이 유력했으나, 농협중앙회가 관료 출신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로써 초대 회장 이후 첫 내부 출신 회장이 자리했던 농협금융은 2년 만에 다시 관료 출신 회장으로 돌아갔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현 회장이 3연임을 앞두고 사퇴한 데 이어 NH농협금융 수장도 기획재정부 출신 윤석열 정부 인사가 자리하게 되면서, 인사가 예정된 금융권에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의 귀환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尹대통령과 ‘호형호제’·다양한 정책경험…바뀐 인선 기류, 왜?=13일 NH농협금융에 따르면 전날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손병환 회장의 후임으로 이석준 전 실장이 단독 추천했다. 이어 같은날 오후 주주총회를 열고 이 전 실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했다. 신임 회장의 임기는 2년으로 내년 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 전 실장은 1959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83년 제26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이후 이명박 정부 당시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등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기재부 2차관과 국무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78학번으로 법학과 79학번인 윤석열 대통령과는 대학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도 참여했으며, 당선 후에도 인수위원회 특별고문을 맡았다.

임추위는 이 전 실장이 예산, 금융,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 경험을 통해 실물경제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정책 판단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내외 금융·경제 상황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통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10년을 설계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초 업계에서는 손 회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취임 첫해에 순이익 2조원을 달성하는 등 임기 내 좋은 실적을 거둔 데다, 회장직의 경우 2년 임기가 끝난 후에도 임기를 1년 정도 연장한 관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손 회장은 사실상 첫 내부 출신 회장으로서 상징성이 있다. 신충식 초대회장이 3개월 만에 물러난 데다가 이후 신동규·임종룡·김용환·김광수 전 회장까지 모두 옛 재무부 관료 출신들이 수장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가 새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인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인선 기류는 바뀌었다. 일각에서는 농협중앙회장 연임을 위한 농협법 개정안 등 남은 현안을 원활히 처리하기 위한 초석을 깔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 인사시즌 시작…모피아 ‘올드보이’ 귀환 이어지나= 줄줄이 수장 인선이 예정된 금융권에서는 이번 농협금융 인사가 ‘외풍’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전 실장의 선임으로 인해 수장들의 임기 만료를 코앞에 둔 우리금융지주, IBK기업은행, BNK금융그룹의 ‘모피아’ 인선에도 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차기 기업은행장 하마평에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모두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우리금융지주 회장직의 차기 후보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YTN사장 등이 거론된다.

김지완 전 BNK금융그룹 회장의 뒤를 이을 후보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BNK금융그룹은 오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외부 인사 10명을 포함한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을 확정할 계획이다.

인사 외풍에 금융권의 내부 진통도 거세질 예정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농협금융 임추위가 열린 지난 12일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권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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