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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가 “연준 걱정은 그만…기업 수익성 악화가 더 문제”
모건스탠리 “내년 기업 이익내기 어려울 것”
주식 고전 지속되는 가운데 채권은 반등
통화정책 방향 놓고 연준 내 이견
지난달 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을 지켜보는 모습.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시장의 관심이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쏠려 있지만 중요한 건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물가와 금리가 어떻게 되든 내년 기업들의 어려움은 피할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시장 역시 약세장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2023년 이익 전망치는 최근 두 달 사이 3.6% 떨어졌다.

UBS글로벌자산관리의 마크 해펠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심각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비해 주가는 올해 충분히 하락하지 않았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WSJ은 특히 올해 들어 워낙 금리가 빠르게 오른 탓에 동반 하락해온 주식과 채권의 움직임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0월 4.231%까지 치솟았지만 계속 하락해 3.5% 수준으로 떨어졌다. 채권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투자회사 베어드의 마이클 안토넬리 상무이사는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가 아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채권 시장 반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주식시장에선 이달 들어 에너지와 금융부문이 각각 9.3%와 5% 하락하는 등 경기침체에 민감한 업종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가 이날 저조한 실적과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리테일부문의 인력 수백명을 추가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경기 둔화로 여행 및 화물수요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로 다우존스운송평균지수(DJI)는 6% 가량 떨어져 지수 평균 하락분(3.2%)을 크게 웃돌았다.

WSJ은 주식은 고전하고 채권은 반등한 것을 두고 “2023년 투자자의 최우선 관심사가 인플레이션에서 경기 침체로 옮겨간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실제 채권거래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채권 트레이더들의 향후 2년, 5년, 10년 간 연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모두 2.3% 수준으로 연준 목표치인 2%에 근접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은 낮아졌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주가가 하락했단 것은 경기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로이터]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대형 투자은행(IB)들의 생각도 비슷하다.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둔화 여부와 연준의 금리 인상이 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할 수 있지만 2023년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과 연준 정책에 대해 시장은 여전히 우려하고 있지만 이는 ‘어제 뉴스’다”면서 “좀더 멀리 보면, 비용은 계속 상승하지만 기업은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서 2023년은 기업 이익 측면에서 쉽지 않은 환경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전략가 역시 수익성 악화가 예상보다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2023년 기업 이익이나 S&P500지수 반등을 기대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3년 연착륙을 가정하고 있지만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 주식 수익률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침체 우려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금리인상 정도와 속도를 놓고 연준 내 이견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30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브루킹스 연구소 강연에서 “경제를 붕괴시키고 난 뒤에 수습하려 들진 않을 것”이라며 과잉 긴축은 피할 것이라 발언했다. 하지만 매파 성향의 위원들은 여전히 강력한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꺾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WSJ은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 연준 인사들은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지만 이제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둔화됐는지,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파월 의장은 금리를 ‘어느 정도나, 얼마나 오래 올려야 하는지’라는 두 가지 어려운 질문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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