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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과일 왕’ 감귤 위상, 예전같지 않네
확 바뀐 겨울철 과일지형도
최근 3년간 매출 부동1위는 딸기
감귤, 수출 부진에 물량 적체 우려
여름과일 포도 샤인머스캣 급성장
품종 다양화·재배면적 변화 영향

최근 품목 다양화와 농가들의 과일별 재배 면적 변화 등으로 겨울 과일 지형이 바뀌고 있다. 겨울철 대표 과일이던 감귤이 딸기에 자리를 내준 지 오래됐다. 최근 가격이 낮아진 포도마저 감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겨울 과일 최강자는 딸기로 예측된다. 주요 대형마트들의 최근 3년간 겨울(11월~다음해 2월 기준) 과일 매출 순위에서 딸기는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는 대형마트별로 감귤이 차지했으나 3위권을 바나나 또는 사과가 차지한 곳도 있다. 사과의 경우 1~2월의 설 명절 제수용·선물 세트에 들어가며 판매량이 늘어나기도 한다.

주목할 지점은 포도의 성장세다. 샤인머스캣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샤민머스캣이 가격 경쟁력과 늘어난 출하 물량을 바탕으로 포도의 계절 수명을 늘렸다고 보고 있다.

A대형마트의 경우 올해 11월 포도가 감귤을 이기고 매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마트는 2020년~2021년 11월 감귤이 매출 1위를 했던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11월은 딸기의 본격 시즌은 아닌 데다 샤인머스캣 출하 물량 증가와 시세 하락에 힘입어 포도가 최근 3개년 중 첫 1위로 등극했다”고 설명했다.

한때 한 송이 가격이 4만~5만원대로 고급과일 대우를 받던 샤인머스캣은 최근 ‘대중 과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가격 하락 영향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샤인머스캣은 현재 송이당 1만원대로 가격이 내려, 제철이 아닌 12월에도 시민들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게 됐다. 농산물유통센터(atKAMIS)에 따르면 샤인머스캣(2㎏)은 1일 기준 2만3426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3만8105원) 대비 40% 가까이 떨어졌다. 고물가 속에서도 가격이 내린 셈이다.

가격 하락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포도의 경우 전년과 비슷하거나 1~2% 감소하는 감귤, 사과, 복숭아 등과 다르게 1% 재배면적이 늘어날 전망이다. 캠벨얼리·거봉류·머루 재배 면적은 2~9% 감소했지만, 샤인머스캣·델라웨어·기타 품종은 각각 8%, 3%, 11%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다만 샤인머스캣의 경우 생산량이 늘어, 재배 면적 증가세가 둔화된 상태다.

국내 샤인머스캣의 성장은 수입 포도의 자리도 위협하고 있다. 국내 샤인머스캣의 물량 증가로 올해 11월 수입 포도 물량 또한 지난해 대비 68% 감소한 상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2월에도 샤인머스캣 가격 하락에 따라 수입 포도들의 소비가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감귤은 출하량, 재배 면적, 수출량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감귤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3% 가까이 줄어든 45만3000t이다. 2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해서는 10% 가까이 줄었다. 제주도에서는 노지 감귤 재배 면적이 폐원, 품종 갱신 등으로 매년 1% 가까이 감소하는 추세다. 대신 하우스 감귤, 한라봉·천혜향 등 만감류 재배면적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감귤 가격은 소폭 상승했다. 농산물유통센터(atKAMIS)에 따르면 감귤(10개)은 1일 기준 평균 소매가격이 3152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2840원) 대비 10% 가까이 올랐다.

올해는 제주 감귤 수출 물량의 80%를 차지했던 러시아의 전쟁 장기화로 수출량이 급락한 점도 지난해와 다르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감귤은 러시아에 5460t(수출액 4499억원)을 수출했다. 수출 부진으로 물량 적체가 우려되자 롯데마트와 제주도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등이 협의해 해당 물량의 국내 소비 촉진에도 나서고 있다. 롯데슈퍼는 최근 감귤 약 100t 물량을 매입해 일주일 할인 판매 행사를 진행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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