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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마저 배신했다"…무너진 ‘킹달러’에 환차손, 투자자 발동동
환율, 연중 최고 1400원대 돌파했지만
최근 미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1200원대로 급락
달러예금 잔액은 연일 최고치 달성
투자자들 고심 깊어져
투자 전문가들은 현재 환전 추천하지 않아
“달러로 투자 활용해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킹달러’를 바라보고 달러예금에 돈을 넣던 투자자들이 환율 하락에 길을 잃은 모습이다. 한때 14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미국 중앙은행의 태도 변화에 1300원선 밑으로 떨어지며 약 4개월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사실상 최근 넉 달 간 들어간 달러예금은 손실구간에 들어간 셈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약 738억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558억달러) 잔액을 감안하면, 10개월 만에 약 180억달러가 늘었다.

특히 투자자들의 달러 사재기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오른 최근 석달간 더 강해졌다. 은행으로 몰려든 달러예금 증가액은 9월이 66억달러, 10월이 60억달러다. 11월 한달도 10월 말(698억달러)과 비교해, 달러예금으로만 약 40억 달러가 몰렸다. 석달간 몰린 달러예금 규모만 166억달러. 한화로 21조원이 넘는다.

문제는 이렇게 몰린 자금이 사실상 고점에 몰린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망치를 밑돈 후, 원/달러 환율은 하룻 새 59.1원이 폭락하기도 했다.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속도 조절 언급마저 나오자 환율은 더 미끄러졌다.

이에 주요 6개국의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말 기준 106.82로 10월(110.75)보다 3.5% 하락했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또한 4개월만에 증가 전환했다. 달러 가치 하락에 따라 외화의 원화 환산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5일 현재는 연중 최고점(1444.2원) 대비 약 10% 가량 하락한 수준을 유지 중인데, 사실상 최근 석달간 늘어난 166억달러 규모의 달러예금은 환차손이 확정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킹달러 구간서 달러예금에 들어간 자산은 ‘버티기’로 환차손을 극복할 만큼 달러 반등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본다. 최우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이미 8월 이후 환율이 1400원대를 넘었을 때, 각종 불확실성에 따라 오버슈팅된 지표라는 얘기들이 많았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환율 또한 안정기에 접어들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달러를 바로 환전할 경우 손실이 확정된다. 때문에 투자전문가들은 달러로 운용할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라고 조언했다.

정성진 KB국민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코로나 이전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환율은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투자에 들어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면서도 “기존 달러 투자자들의 경우 굳이 환손실을 감수하기보다 원화 대비 이율이 높은 달러 예금 등에 가입해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연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부센터장은 “기존에 가진 달러를 활용해 미국 주식 등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달러 통화 헤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ELS 등 상품에 가입하거나 250만원까지 수익에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ETF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꼭 환전이 필요하다면 환율이 일시적으로 반등할 때마다 조금씩 환전해서 사용하는 방법을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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