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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음 막지 못해 부도나고, 5% 고금리 대출에 허리 휘는 중소기업
미국 연준이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한국은행도 24일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3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내걸린 금리 현수막.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와 유동성 부족으로 중소기업들이 만기가 돌아온 어음을 갚지 못하면서 기업 어음부도율이 2개월째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여기에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고금리 대출 비중이 70%에 육박하면서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의 어음부도율은 0.20%로 9월(0.26%)에 이어 0.2%대를 기록했다.

9월 어음부도율은 지난 2017년 6월(0.28%)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10월 부도율 역시 9월을 제외하면 2018년 5월(0.2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음부도율은 어음교환소에 교환 회부된 전체 어음과 수표 중 부도 처리된 금액의 비율로, 기업 자기앞수표, 당좌수표, 약속어음, 전자어음 등이 모두 포함된다.

올해 들어 어음부도율은 1월 0.02%를 시작으로 2월 0.03%, 3월 0.05%, 4월 0.10%, 5월 0.14%까지 높아지다가 6월 0.08%, 7월 0.01%, 8월 0.02%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9월 들어 갑자기 0.26%로 치솟은 뒤 10월에도 0.2%대를 유지했다.

부도 금액은 8월 373억원에서 9월 4678억원으로 급증한 뒤 10월 3923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부도업체 수는 8월 9곳에서 9월 13곳, 10월 20곳으로 늘어났다.

이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 경색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9월 부도율이 급등한 것은 레고랜드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된 아이원제일차가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2050억원이 부도 처리된 데 기인했다.

중소기업은 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신규취급액 기준 10월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의 비중은 69.5%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0월(3.0%)의 23.2배로 급증한 수준이다.

이 수치는 올해 5월(7.7%)만 해도 한 자릿수였으나 6월 12.3%, 7월 20.7%, 8월 28.8%, 9월 40.6%에 이어 10월 69.5%로 급격히 상승했다.

중소기업의 평균 대출금리도 한 달 만에 0.62%포인트 급등해 10월 5.49%로 5%선을 넘었다. 이는 2012년 8월(5.50%)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금리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대출 잔액도 늘어난 상황이다. 10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52조6000억원으로 1년만에 71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12월 말보다 235조9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고금리와 고환율,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겹치면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한계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중소기업들은 금융권의 과도한 대출 금리 인상 자제와 정부의 저금리 대환대출 등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이자 부담이 커지면 매출이 늘어 이를 상쇄해야 하는데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매출이 늘어나지 않으면 대출을 갚을 수 없을 것이고 중소기업 중에서도 제조 기업보다 소상공인이 더욱 큰 문제”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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