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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 살만에 머스크까지…尹대통령 ‘슈퍼리치’ 만나는 이유는?
일론 머스크와 화상면담…“기가팩토리 韓 투자 요청”
尹대통령, 스페이스X와 우주산업 분야 협력 요청도
17일에는 빈 살만과 공식회담…네옴시티·방산 협력
40조원 규모 26개 MOU 체결…“실현 가능성 높아”
공식·비공식 세계 1위 부호 잇달아 만나…‘투자 큰 손’
尹 대통령, ‘수출·수주 드라이브’…“세계 5대 수출대국”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화상으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접견한 뒤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23일 오전 10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얼굴이 용산 대통령실 회의장에 등장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화상면담을 갖기 위해서다. 사전에 일정이 예고되지 않은 ‘전격적’인 면담이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B20 서밋’을 계기로 머스크 CEO와 만날 예정이었으나, 머스크 CEO의 출장 취소로 이날 화상으로 변경해 만남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한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공식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빈 살만 왕세자에 이은 일론 머스크와의 만남은 ‘비공식적’ 세계 최고 부자와 ‘공식적’인 세계 1위 부호를 잇달아 만난 셈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의 재산은 약 1700억달러(약 230조원)에 달한다. 테슬라의 주가 폭락으로 최근 1년새 1000억달러가 줄었다지만, 여전히 ‘세계 1위 억만장자’ 타이틀을 놓치지 않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의 경우 사우디 왕가가 재산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지만 개인재산이 무려 약 2조달러(약 27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빈 살만 왕세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도 숙소인 롯데호텔의 객실 400개를 통째로 빌리는 등 재력을 과시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큰 손’이기도 하다는 의미다. 머스크는 최근 440억달러(약 63조원)을 들여 트위터를 인수했으며, 빈 살만 왕세자가 굴리는 사우디국부펀드(PIF)는 총 규모만 6200억달러(약 840조원)에 달한다. 윤 대통령이 이들을 잇달아 만나며 각종 투자 유치에 힘을 쏟는 이유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화상으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접견한 뒤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실제 윤 대통령은 이날 약 30분간의 면담 동안 머스크 CEO에게 한국에 대한 투자와 모빌리티, 우주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는 테슬라가 아시아 지역에 신설할 예정인 완성 전기차 공장 ‘기가팩토리’를 한국에 지어달라고 했다. 또, 지난 6월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언급하며 스페이스X와 한국 우주산업 기업들의 협력을 당부키도 했다.

이에 머스크 CEO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머스크 CEO는 “아시아 후보 국가들의 인력 및 기술 수준, 생산 환경 등 투자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동시에 “한국 기업들과의 공급망 협력 확대해 한국기업으로부터의 부품 구매 금액을 올해 57억달러(약 7조7000억원)에서 내년에는 두 배 수준인 100억달러(약 13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중심으로 ‘전담팀’을 구성해 테슬라와 긴밀히 협력해 투자 유치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기가팩토리’ 유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한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 기색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현 시점에서는 테슬라라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기가팩토리 신설 지역은) 테슬라가 의사결정하는 문제고 우리는 대통령을 포함해 최선을 다해 설명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환담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또, 이미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체결된 한국과 사우디 사이 총 40조원 규모 26개 초대형 투자 프로젝트·업무협약(MOU)의 성과 실현을 위한 후속작업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네옴시티’ 등 도시 인프라 개발, 방위산업(방산) 협력, 원자력발전, 수소 등 미래에너지 개발 등의 분야에서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네옴시티’는 서울의 44배 면적에 사업비만 5000억달러(약 67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치열한 글로벌 수주전이 예고돼 있다.

대통령실은 해당 MOU에 대해 “내용이 구체적이고 사우디의 의지가 강해 실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최 수석은 “최소 5000억 달러 규모의 ‘네옴시티’가 구체화하면 추가 성과가 더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26개 계약·MOU 추진 상황을 ‘비전 2030 위원회’에서 사우디와 공동 점검하고 ‘코리아 원팀’으로 진출 기업의 애로 사항 파악과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연합]

강하게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윤 대통령은 23일 제1회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세계 5대 수출대국’을 목표로 제시, 정상외교 성과를 직접 챙기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 수출전략회의 등을 통해 연일 각료들에게 “수출만이 살길”, “모두가 수출 최전선에 있다는 각오로 임하라”며 정부가 기업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복합위기를 기회로 삼아서 세계 5대 수출 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다시 수출을 일으키려면 산업전략은 물론, 금융시스템 등 모든 분야와 정책을 ‘수출 확대’라는 목표에 맞춰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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