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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짠물소비’ 트렌드에 구독경제 확산 [일상화된 구독경제]
‘절약소비’도 재미로 느끼는 MZ세대서 더 확산
‘런치플레이션’ 속 주목받은 편의점서 특히 활성화
김난도 서울대 교수도 트렌드로 ‘체리슈머’ 꼽아
[이마트24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편의점에서 도시락 살 때 구독쿠폰 내면 20% 할인’, ‘마트에서 생수 정기배송 신청하고 주문하면 기본 5% 할인’….

고물가시대에 한 푼이라도 아끼고자 하는 ‘짠물소비’가 구독경제를 만났다. 자주 구매하는 상품을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구독경제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무지출 챌린지’ 등 ‘절약소비’도 하나의 재미로 즐기는 MZ세대와 만나 이 같은 현상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구독경제는 크게 ▷멤버십형 ▷렌털형 ▷정기배송형, 크게 3가지 방법으로 구분된다. 구독경제가 일상화되면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음악 같은 콘텐츠부터 고기 같은 신선식품은 물론 꽃까지 구독형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데 최근 주목받는 것은 할인형이다.

특히 올해 구독경제 활성화에 불을 붙인 것은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속에서 주목받은 편의점이다. 편의점 구독쿠폰은 한 달에 1000~4000원에 특정 카테고리 쿠폰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정해진 횟수만큼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2019년 9월 구독쿠폰 서비스를 가장 먼저 론칭한 GS25의 경우 이달 1~20일 도시락, 샌드위치, 용기면, 생수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우리동네GS한끼’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276% 늘었다. GS25의 원두커피 메뉴를 할인받을 수 있는 앱 ‘우리동네GS카페25’ 사용량도 183% 증가했다. 고공행진하는 외식물가에 편의점에서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 커피까지 마시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이다.

구독경제는 소비자 입장에서 할인 혜택과 편리함을 누릴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충성 고객 확보에 효과적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40조원으로 추정되는데, 2016년 대비 54.8% 증가한 규모다. 업계에서는 2025년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100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게티이미지뱅크]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지갑이 가벼워지면서, 이전에는 굳이 사용하지 않던 할인까지 구독 대상을 늘리는 경우도 많다. 가령 대형마트 온라인몰에서도 정기배송 품목을 정하고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면, 기본 할인을 받을 수 있다. SSG닷컴은 2014년부터 이마트몰 쓱배송 상품에 한해 5% 즉시할인되는 정기배송 서비스를 운영해오고 있는데, 올 들어 소비주기가 짧은 생필품 위주로 이용이 늘었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정기배송 매출은 백미가 25% 증가했으며, 3분기(7~9월)만 놓고 보면 ▷스낵(25%) ▷인스턴트커피(20%) ▷우유(10%) 등 고르게 증가했다.

구독을 통한 할인이 인기를 끄는 것은 최근 소비자의 특성과도 연관돼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대표저자인 ‘트렌드코리아 2023’에서는 ‘체리슈머’를 올해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꼽았다. 구매는 하지 않고 혜택만 챙기는 소비자인 ‘체리피커’와 구분되는 체리슈머는 한정된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알뜰소비 전략을 펼치는 이들을 말한다. 최근 경제악화에 기인했지만, 똑똑하고 창의적인 MZ세대 성향이 체리슈머 트렌드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구독경제는 지출 액수를 줄이는 할인 중심 구독경제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편의성을 기반으로 비용지출이 많은 구독은 오히려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젊은 세대는 정보 비교검색에 능해 구독할인 같은 행위가 일상화돼 있고, 내가 노력한 대신 더 많은 것을 누리는 일종의 자기만족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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