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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인상 속도 조절” 한은 11월엔 베이비스텝? 그래도 ‘이자폭탄’ 온다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
가계대출금리도 연일 최고치 경신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 우세

[헤럴드경제=박자연·김광우 기자] #. 30대 미혼 직장인 A씨는 지난해 보금자리론과 신용대출로 인천에 내 집마련을 했다. 다만 서울에 위치한 직장과 멀어서, 근무지 근처에 월세로 생활하고 있다. 그는 내년엔 인천 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용대출 금리가 6%를 찍으면서, 도무지 원리금 상환과 월세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A씨는 “이자 부담을 말로만 들었지, 이렇게 생활이 달라질 줄은 몰랐다”면서 “금리가 더 오른다는데 걱정돼 잠도 안온다”고 토로했다.

지난 10월 단행된 두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약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도래하며 가계대출금리 또한 치솟고 있다. 오는 24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밟으며 금리 인상 속도가 줄어들거라는 전망이 유력하지만, 이미 가계의 금리 부담은 상당한 수준이다.

상단 8% 뚫은 주담대…내년엔 10%대 다다를 것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되면 현재 상단이 8%에 육박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년 중에는 10%대에 다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70~7.83%로 상단이 8%대에 근접해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달 빅스텝의 영향으로 주담대 금리의 산정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로 전월(3.40%) 대비 0.58%p 올라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신용대출금리도 마찬가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취급된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총 평균금리는 6.44%로 지난 9월(5.85%)에 비해 약 0.59%p 상승해 집계 이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문제는 가계 이자 부담이 더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오는 24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통위에서는 또 한 번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최대 1%p로 벌어졌고, 물가 상승률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달께만 해도 거론되던 빅스텝 가능성은 회사채 시장 불안, 원/달러 환율 하락에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가 꺾이면서 옅어졌다.

“韓, 물가상승·자본유출위험 크지 않아…금리인상 조절해야”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환율도 급격하게 떨어진 만큼 빅스텝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유럽 투자은행 BNP파리바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BNP파리바는 지난 보고서에서 이달 빅스텝을 예측했지만 최근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불안 등 국내 자금시장의 위험성과 최근의 원화 안정세를 고려할 때 베이비스텝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23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물가와 펀더멘털 등을 고려할 때 급격한 금리 인상은 불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경련은 “한국의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이고, 변동성이 큰 근원물가 상승률 또한 3.4%로 OECD 20개국 중 17번째로 낮다”면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약 13.9%p 상승한 국내 비금융기업의 부채 비율을 고려할 때,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금리 인상 완화 신호도 베이비스텝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고 있는데 내달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빅스텝이 점쳐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연준의 빅스텝 확률은 75.8%로 나타났다.

nature68@heraldcorp.com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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