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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표 ‘전방위 세일즈외교’ 건설이 스타트
해외수주 年 500억달러 가속
인프라 건설·토목분야가 토대
네옴프로젝트 철도 협력 체결
제2의 중동특수 파란불 켜져
아세안 스마트시티도 공들여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환담하고 있다. [연합]

‘전(全) 부처의 산업부화(化)를 주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전방위 세일즈 외교를 통해 발 벗고 나섰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해외 건설수주 연 500억달러’ 목표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스마트시티 등 인프라 건설에 관심을 보이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연합국가)과도 세일즈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 부처의 산업부화...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윤 대통령은 18일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17일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오찬에 대해 “인프라, 방산, 원전, 수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개가 넘는 MOU가 체결됐고, K-콘텐츠에 관심이 많아 포괄적·종합적 상호 협력과 사우디의 투자 발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 일정은 모두 대통령 관저에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용산 청사와 관저를 놓고 양측에서 협의가 있었다”며 “관저를 지은 지가 54년 돼 리모델링과 인테리어를 했지만 외빈 모시기에 부족하지 않나 생각했지만, 나름 국가 정상의 개인적 공간을 보여주는 게 별도의 의미가 있다. 기분 좋은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지난달 기준 총수주액 1557억달러(209조1000억원) 규모로 우리에게 제1위의 해외건설파트너국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사우디가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한 산업다각화를 위해 추진 중인 ‘비전 2030’의 8대 중점 협력국으로, 미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과 경쟁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 중 우리나라와 일본 2개국과만 ‘비전 2030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왕세자는 양국 지도자 간 ‘전략파트너십 위원회’를 신설하고 최고위급 채널에서 실질 협력을 총괄 조정하기로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윤 대통령과 만나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의 3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사우디는 건설, 에너지, 바이오 등 26개 분야에서 총 300억달러(약 4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제2의 중동 붐’에 청신호를 켰다.

▶제2중동 특수 온다=특히 중동에서 신뢰받는 우리나라의 건설과 토목 분야를 토대로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인 약 5000억달러(약 670조원) 규모의 ‘네옴(NEOM)’ 프로젝트와 관련해 잇따라 계약과 MOU가 체결됐다. 이미 170km에 달하는 직선 도시 더 라인(The Line) 프로젝트의 지하 터널 공사를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수주한 데 이어 이번 투자포럼에서 현대로템은 사우디 철도청에서 추진하는 2조5000억원 규모의 네옴 철도 협력을 체결하면서 본 입찰에서의 성과 기대감이 커졌다.

현대로템은 이번 협약을 통해 사우디 디젤기관차를 대체할 수소기관차의 공동 개발과 노후화된 사우디 유지보수기지 현대화와 차량 유지보수 수행, 사우디 내 차량 현지 제작공장 설립을 통한 장기적인 시장 거점화 협력을 약속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3월 네옴시티 차량 발주사업 자격입찰(PQ)에 참여한 이후 지속적으로 네옴시티와 사업 참여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네옴시티의 모듈러 사업에는 삼성물산이 투자협력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냈다. 이번 MOU 체결은 지난 2021년 삼성물산과 PIF 간 사우디 주택개발사업 참여 논의가 시작된 이래로, 사우디 내 대규모 주택부지에 모듈러 활용 시범단지 개발에 양사 협력 합의가 이뤄지면서 성사됐다. 삼성물산은 이후 사우디 내 모듈러 사업 기반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며, PIF가 추진 중인 네옴, 키디야 등 사우디 주요 기가 프로젝트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석유화학 사업인 샤힌(Shaheen)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 일대에 에틸렌, 폴리에틸렌(PE)을 비롯한 석유화학제품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현대 컨소시엄은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핵심 설비 ‘스팀 크래커’와 에틸렌을 활용해 폴리에틸렌(PE)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 ‘올레핀 다운스트림’ 건설에 참여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는 에쓰오일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사가 개발해 처음 상용화하는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기술을 최초로 도입한다.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생산 수율을 최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는 알파나르와 철골·토목 등 건축 분야 협력 추진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으로 사우디 최초의 주조·단조 공장 설립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게 됐다. 한국전력·한국남부발전·한국석유공사·포스코·삼성물산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65억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의 그린 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 MOU를 체결했다. 이러한 협약이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도록 지속적인 협력이 관건이다. 국토부는 이달 28일 방한할 예정인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와 ‘한-사우디 주택협력 공동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동남아 순방을 계기로 열린 아세안 국가들과의 양자회담에서도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 행보를 보였다. 지난 14일 인도네시아와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도네시아가 추진 중인 신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스마트시티 조성 협력 MOU’가 체결됐다. 자카르타 중전철(MRT) 4단계 개발 협력과 해양 교통 협력 MOU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다양한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의 수주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 12일에 열린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에게 “스마트시티 건설을 포함, 필리핀이 추진 중인 다양한 인프라 확대 사업에도 우리 기업이 참여·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은지·유오상 기자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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