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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둔촌주공 '중도금대출', 7~8% 금리에도 은행들 "위험하다" 머뭇
59㎡ 중도금대출 이용 가능하지만
단기사채 발행해 차환 가까스로 성공
금리 인상기 박리다매 리스크 존재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중도금 대출에 은행들이 고개를 젓고 있다. 초기 사업에는 시중은행 대다수가 참여해 인기가 폭발했지만, 그간 지체된 사업에 더해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리스크가 올라가서다.

둔촌주공재건축조합은 강동구청 분양가심의위원회로부터 재건축 분양가를 3.3㎡당 3829만원으로 통보 받았다. 이 결정이 수용되면 59㎡의 분양가는 9억3000만~9억6000만원, 84㎡은 13억~13억5000만원 선이 될 전망이다. 중도금 대출 규제가 12억원 이하 아파트로 완화된 만큼, 59㎡는 중도금 대출 이용이 가능하다.

은행권에 집단대출로 분류되는 집단대출 금리는 반년 뒤에나 결정될 예정이다. 우선 중도금대출에 참여할 은행이 선정돼야하고 이들이 금리 등 세부 사항을 협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들도 대출할 금액을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집단대출 금리가 결정되기까지 남은 6개월여 동안 시중금리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에따라 6개월 뒤 중도금 대출 금리가 지금보다 1%포인트 이상 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중도금 대출이 7~8% 금리 수준에서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금리 상승세가 그칠 확률이 낮고,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신규코픽스 역시 지속 상승하고 있다”면서 “신규코픽스 상승 영향을 받으면 중도금 대출 금리는 집단대출이라 할지라도 현 주담대 수준(7~8%)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 분양 참여를 접는 실수요자도 등장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대 재건축 단지라 청약을 하려 마음먹었는데 금리가 오르는 속도를 보니 이자 감당이 엄두가 안 난다”며 “기다리던 단지였지만 포기했다”고 말했다.

사업 초기처럼 중도금 대출에서도 은행들에게 여전히 ‘인기 단지’가 될지도 미지수다. 사업비 대출을 내주는 데 시중은행들을 포함해 24개 금융사가 참여했지만, 조합 갈등 및 사업 지체로 만기 연장이 되지 않는 등 잡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보증을 받아 만기 66일짜리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대주단에 7000억원의 사업비 대출을 상환했지만 이후 상황도 좋지 않았다. 증권사들은 여기에 1250억원을 더해 8250억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시도했는데 레고랜드 발 자금시장 경색 등이 겹치면서 차환 실패 위기에 몰린 전적이 있다. 시공사업단은 만기 하루 전에야 만기 83일짜리 단기사채 발행에 성공해 가까스로 급한불을 껐다. 하지만 이같은 일련의 사건으로 은행들이 둔촌주공을 바라보는 시선이 회의적으로 바뀌었다는 전언이다.

뿐만 아니라 수익과 리스크를 따졌을 때도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커진 리스크를 금리에 반영해야 하는데 대단지 집단대출의 경우 박리다매로 이뤄진다”며 “단지 자체를 바라보는 분위기가 이전과 달라진 상황에서 금리인상 기조까지 겹쳐, 이번 둔촌주공 중도금 대출에 내부적으로 들어갈지 말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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