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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국생명 사태에 280억弗 외화채권 ‘초비상’
금리·환율 상승 상환·연장 부담 ↑
他보험사 등 확산땐 시장 새 뇌관

단기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까지 번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외화유동성 조달시장에도 그 여파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와 환율이 모두 가파르게 올라 외화부채를 상환하는 데도, 외화를 차입하는 데도 높은 비용을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외화채권 만기 도래 규모가 올해보다 20% 이상 증가해 상환 및 연장 부담이 더욱 무거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일 NH투자증권은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한국계 외화채권 규모를 약 249억200만달러(한화 약 35조3000억원)로 추정했다. 올해 204억4000만 달러보다 21.8% 많다. 외화조달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외화채권 발행규모는 2015∼2019년까지 100억달러 대에 머물렀지만 2020년 이후 연간 300억 달러 수준까지 급증했다. 올해에도 이미 281억500만 달러에 달한다.

최근 흥국생명은 오는 9일로 예정된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은 조기상환을 위한 장치다. 투자자들은 애초부터 조기상환을 감안해 발행조건을 결정하는 게 보통이다. 콜옵션 행사기일이 사실상 만기인 셈이다. 국내 금융기관이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미이행한 것은 지난 2009년 우리은행 후순위채 이후 13년 만이다.

콜옵션 미행사가 ‘채무불이행’은 아니지만 신뢰에 금이 가는 조치다.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신호가 되기는 충분하다. 관건은 이번 사태가 흥국생명 한 곳에 그칠 지다. 원화자금시장이 어려운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환율까지 올라 외화채권 상환 및 발행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외화채권 발행 비용에 해당하는 외화채권 신용 스프레드는 연초 145bp에서 지난달 말 기준 192bp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유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국내 크레딧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라 여파가 다른 시기보다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제인 기자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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