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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일터서 432명 사망...도마위 중처법
2021년과 사망자·사고건수 비슷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관심 집중

10월 들어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당장 지난 15일 SPC그룹 계열사인 SPL 20대 여성 근로자가 식품 혼합기에 끼여 사망한 사고 후 8일 만에 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샤니 제빵공장에서도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1일에는 안성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선 붕괴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일터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는 줄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이달말 발표할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근로자는 432명이다. 전년 동기 대비 9명 줄었지만, 큰 차이가 없다. 중대재해 사고 건수도 올해 1~9월 400건 발생해 전년 동기 대비 29건 감소하는데 그쳤다. 다만 중대재해법은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재해법 관련 기업친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만큼, 이달 말 고용부가 발표하는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안에 경영자에 대한 ‘면책 조항’이 담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 고용부가 개최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수립을 위한 토론회에선 경영자 처벌 위주의 네거티브 방식에서 노사가 함께 건강과 안전을 핵심 가치로 수용해 ‘안전 문화’를 구축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병태 KAIST 경영학과 교수는 “안전에 대한 규제가 반드시 안전을 보장하는 건 아니며 경영자 처벌 위주의 규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서 중대재해 감소 목표를 OECD 평균 이하로 맞출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했다.

시행령 조항은 오히려 그 담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근로자들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3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샤니 제빵공장에서 40대 근로자 A씨가 빵 상자를 옮기는 기계에 손가락이 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샤니는 지난 15일 경기 평택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그룹 계열 SPL과 같은 SPC그룹 계열사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고용부는 SPC 그룹에 대해 이번 주 안에 식품·원료 계열사를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 기획감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계에선 땜질식 단속으론 일터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거세다. 고용부가 이미 지난해 7월부터 매월 2차례 전국 고위험 사업장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의 날’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해 산재 사망사고의 1, 2위는 ‘떨어짐 사고(351명·42.4%)’와 ‘끼임 사고(95명·11.5%)’였기 때문이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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