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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년간 파업 한 번 안했는데...” 전원해고 푸르밀 직원들 ‘참담’
“회사에 협조...돌아온 건 비수뿐”
오너일가 무책임한 태도에 맹비난
21일 남부지청앞서 1인 시위 규탄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로 내달 10일 사업을 종료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푸르밀 본사의 모습. [연합]

“직원들은 기본급을 깎고 단축 근로를 하며 회사가 해달라는 대로 해줬어요. 그런데도 45년 동안 쟁의나 파업 한 번 안 했는데 회사가 어떻게 직원들에게 비수를 꽂을 수 있습니까”

범롯데가의 유제품 전문 기업 푸르밀이 돌연 사업을 종료하고 임직원들에게 해고 통보를 한 데 대해 푸르밀 오너일가의 무책임한 태도에 비난에 일고 있다.

20일 푸르밀 노조에 따르면 푸르밀 임직원들은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지난해부터 비용 삭감에 동참했다. 부서장들의 기본급은 30% 삭감됐으며 직원들은 근로시간 1시간 단축해 회사 경영난에 힘을 보탰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매각이라는 일말의 기대를 가져 그동안 말을 아끼고 회사의 방침에 협조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21일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며 “고용노동부가 신준호 회장과 오너 일가에 대한 제대로 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규탄했다.

21일은 중앙노동위원회에 푸르밀 노조와 본사 측의 임금 협상 조정이 예정돼 있었지만 푸르밀의 사업 종료로 인해 조정이 무색해졌다. 본사가 기습적으로 해고를 통보한 만큼 푸르밀 임직원들이 법원에 해고 무효 가처분 신청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가처분 신청도)할 수 있다면 법률 검토를 거쳐 고려해보겠다”며 “임직원 해고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으로 부당 해고 여부를 따지게 된다면 경영상 긴박한 이유가 있었는지, 해고 회피 노력이 있었는지, 해고자 선정 기준 적정했는지 여부 등 세가지 요건이 검토될 전망이다.

앞서 푸르밀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전문경영인 남우식 전 대표 체제에서 꾸준히 영업이익을 냈으나 2018년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면서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푸르밀은 2018년 1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2019년 88억 원, 2020년 113억 원, 2021년 124억 원으로 적자를 냈다.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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