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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안펀드 재가동 본격화…혼돈의 채권시장 안정 되찾을까
김주현 금융위원장 20일 특별지시
레고랜드 ABCP 사태 진정될까 주목
증권가 “제한적 효과 있을 것”, 시장 상황 여전히 불안

[헤럴드경제=양대근·김현경·권제인 기자] 레고랜드 건설을 위해 발행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로 국내 채권시장이 급격하게 경색된 가운데 금융당국이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 재가동에 나서는 등 ‘급한 불 끄기’에 나서면서 시장 안정화 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하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되기 어렵고 글로벌 긴축 등 시장 여건이 불확실성하다는 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20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시장안정을 위한 특별 지시사항’을 통해 “강원도 레고랜드 PF ABCP 사태로 인한 시장 불안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채안펀드 여유 재원 1조6000억원을 통해 신속한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추가 캐피탈콜(펀드 자금 요청) 실시도 즉각 준비하겠다”며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유동성 지원 등도 적극적으로 시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은행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 규제비율 정상화 조치 유예 등 금융회사 유동성 규제의 일부 완화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일 강원도 산하 특수목적법인(SPC)이 레고랜드를 건설하면서 발행한 ABCP가 최종 부도 처리된 후 ABCP금리가 2주 만에 ABCP금리가 기존 4%에서 8~10%대로 치솟고 회사채와 기업어음(CP)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시장 전반이 급격하게 마비된 바 있다.

지난 2008년 10조원 규모로 처음 조성된 채안펀드는 채권시장 냉각을 막는 용도로 활용돼 왔다. 2020년 당시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10조원을 더 늘린 20조원을 목표로 다시 조성되기도 했다.

채안펀드 재가동 등 금융당국의 본격적으로 대처에 나선 것과 관련 증권가에서는 일정 부분 시장안정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시장 약세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예전에는 소극적으로 했다면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 연구원은 “지금은 금리도 그렇고 특히 부동산과 가계부채 우려 등이 종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크레딧 시장의 신뢰 회복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채안펀드 재가동을 통한 유동성 공급으로 시장 기능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시장 기능의) 완전한 회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특히 기존 시장 참여 기관의 캐피탈 콜 방식의 채안펀드 자금 조성은 자금이 이쪽 주머니에서 저쪽 주머니로 옮겨진 것으로, 신규 자금 공급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빠른 안정을 위해 채안펀드 규모 확대를 원하고 있으나, 정책의 우선 순위 입장에서 먼저 단기자금 시장 안정을 위한 증권사 유동성 공급과 일반 기업 CP 매입이 우선적으로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의 시발점이 됐던 강원도가 ABCP 상환 예산 편성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 검토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진 점도 향후 주목할 대목으로 꼽힌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체적 상환 대책이 나올 경우) 시장에서 반가운 재료이고, 제한적으로 시장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투자심리 자체가 경기 악화로 기업들의 채무상환 리스크까지 커진 상황에서 시장 분위기 자체를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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