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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실 월세는 벌어야죠”…역대급 거래 절벽에 투잡뛰는 공인중개사 [부동산360]
건물관리·분양대행 등
“경기 침체되며 이마저도 쉽지 않아”
역대급 거래절벽 속 공인중개사들의 일감이 줄어들며 주변 유사직역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18일 서울 한 아파트상가 공인중개소 복도가 찾는 사람이 적어 적막한 모습을 보인다. 임세준 기자

#송파구 한 부동산 김모 대표는 최근 자신이 관리해주는 인근 빌라를 찾았다. 해당 건물의 임차인이 위층 베란다에서 물이 샌다고 항의해 현장을 찾은 것이다. 수리업체에 연락해서 일정을 잡고 액수를 흥정한 뒤 건물주에게 전달했다. 매매는 물론 임대차 계약건도 최근 급감하며 중개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건물관리로 벌어들이는 고정수입이 없었다면 어땠을지 아찔하다.

역대급 거래절벽 속 공인중개사들의 일감이 줄어들며 주변 유사직역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건물관리업은 물론, 분양대행, 시행 등 부동산 관련 업무를 기웃거리는 젊은 공인중개사들이 최근 크게 늘었다.

공인중개사들이 대표적으로 일하는 유사직역이 원룸, 오피스텔, 상가주택 등을 대신 관리해주며 건물주나 임대인으로부터 관리 수수료를 받는 주택관리업이다. 사실 관리업을 공인중개사들이 맡는 것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최근 중개업 일거리가 없다보니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김 대표의 경우 10세대 내외의 빌라 건물 한채를 관리하며 30만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주로하는 업무는 월세 지연 때 임차인에 독촉 전화를 하고, 건물 하자보수를 챙기는 것은 물론 가구마다 다른 임대차 기간을 꼼꼼히 관리해 공실이 발생하는 것을 미리 막는다. 7개 건물을 관리하는 김 대표는 해당 건물의 임대차 관리는 본인이 전속으로 하는 만큼 중개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김 대표는 “(7개의 건물 관리비로) 210만원의 고정급이 들어오고 이는 사무실 운영비용에 쓰인다”며 “한 장소에서 오래 사무실을 운영하던 터줏대감 같은 업소들이 많이 맡는데 최근에는 경쟁이 너무 치열해져 찾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이 밖에도 최근 젊은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는 분양대행사와 계약을 하고 일종의 분양상담사 역할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행법률상 분양대행업은 대행 등록사업자 등만 할 수 있는 만큼 공인중개사들은 활동이 불가능한데 일종의 분양마케팅 업무를 하는 것이다.

여의도 한 아파트 앞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한 30대 부동산 대표는 “아파트만 해서 월세는커녕 점심값도 벌기 힘들다”며 “일주일에 한두 번은 서울 인근 신도시 상가 분양을 돕기 위해 손님을 모시고 현장을 찾아 분양상담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상 매매가의 3%를 수수료로 가져오는데, 최근에는 분양시장이 어렵다보니 체결건수는 적은 반면 대행사에서 제시하는 수수료율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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