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만년 5위→게임 체인저...모든 것을 다 바꾼 ‘혁신의 아이콘’ [메리츠화재 100년]
또 다른 100년을 꿈꾼다
민족자본으로 설립 최초의 보험사
2005년 계열 분리 후 비약적 성장
자산 28조·시총 4.5조로 퀀텀점프
순이익 11년만에 무려 100배 증가
조정호 회장 인재·성과 중심 철학
김용범 부회장 ‘아메바 경영’ 주효

“세상에 바꾸지 못할 것은 없다”. 메리츠화재가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광고 카피 문구다. 이 문구엔 메리츠화재가 걸어온 지난 100년의 역사와 또 다른 100년의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만년 5위’로 이렇다할 주목을 받지 못하던 보험사에서 보험업계 1위를 넘보는 혁신의 아이콘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①자산 3조에서 90조로...17년만에 ‘잘나가는’ 금융그룹으로 우뚝= 조정호 회장이 2005년 한진그룹에서 분리해 홀로서기를 할 당시만 해도 메리츠화재의 자산은 약 2조7000억원, 시가총액은 약 1700억원으로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만년 5위’로 존재감이 미미했던 메리츠화재는 계열분리 후 본격적으로 질적 성장의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현재 자산은 약 28조원(올 상반기 기준)에 시가총액은 4조5000억원(8월 23일 기준)에 달한다. 지난 2019년에는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업계 3위에 올라선 이후 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맹추격하고 있다.

2010년 말 자기자본기준 업계 14위에 그쳤던 메리츠증권 또한 매년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 말 기준 당기순이익 7829억원으로 업계 6위를 기록했다. 2010년 77억원에 불과하던 순이익도 11년 만에 무려 100배나 성장했다.

2005년 화재와 증권을 합친 메리츠의 자산은 3조 3000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6월 기준으로 90조원에 거의 다다르며 약 30배의 성장을 이뤄냈다.

②조정호 회장의 믿음...“메리츠는 사람과 문화가 전부인 회사”=메리츠금융그룹의 비약적 도약에는 조 회장의 철학이 근간에 있다. 본인이 구체적인 경영활동에 간섭하지 않고 전문경영인이 맘껏 회사를 경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 것이다. 대폭적인 권한 이양을 통해 일상적인 것은 각 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책임지고 진행하도록 했다. 긴급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경우 몇 천억원 규모의 투자까지 사후 보고로 진행된 적도 적지 않다고 한다.

조 회장은 “메리츠는 사람과 문화가 전부인 회사”라고 자주 강조한다고 한다. 사람이 전부인 회사인 만큼 직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메리츠금융그룹 모든 계열사는 확실한 보상 체계를 갖췄다. 승진 연한이 따로 없어 계열사별로 40대 젊은 임원이 여러 명이다. 특히 회장, 부회장보다 연봉이 더 많은 임원이나 팀장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한다. 매년 증권업계와 보험업계 직원 평균급여 순위에서 메리츠는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③김용범표 ‘아메바경영’...게임체인저로 부상=2015년 김용범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에는 업계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혁신으로 보험업계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했다.

김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펼친 ‘아메바경영’이 대표적이다. 아메바경영은 큰 회사 조직을 부문별 소집단으로 나눠 개개인이 경영자 의식을 갖고 조직이 굴러가도록 만드는 게 핵심이다. 다시 말해 회사 전체의 손익계산서를 부문별로 잘게 쪼개 직원이 실시간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아메바경영으로 메리츠화재의 모든 조직은 성과형 조직으로 변모했다.

보험회사의 근간인 영업조직에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우선 보험업계의 획일화된 영업조직 구조를 혁신적으로 변경했다. 2015년 3월 기존 ‘본부-지역단-점포’라는 3단계의 영업 관리 조직에서 본부 및 지역단을 모두 없애고 본사 밑에 영업점포로 직결되는 구조로 슬림화 했다. 영업관리 비용이 절감됐고, 이 비용은 상품경쟁력 및 설계사 지원에 쓰였다. 또한 설계사 출신 본부장 승격제도를 도입해 영업조직에 알게 모르게 남아 있던 신분제 및 직업적 커리어의 한계를 완전 폐지했다.

김 부회장 취임후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015년 말 11.9%에서 2021년 말 24.7%로 2배 이상 성장했다. 대부분의 경쟁사가 한 자릿수 ROE를 기록하거나 같은 기간(2015~2021년) 소폭 상승한 수준에 머무른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④자사주 매입으로 방향 바꾼 주주환원 정책...‘틀은 깨기 위해 있는 것’=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소각을 전제로 한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환원 정책도 변경했다. 배당 위주의 주주환원 정책에 집중하고 있는 다른 국내 기업들과는 다른 길을 택한 셈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3차례에 걸쳐 280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올들어서도 지난 2월 10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6월과 8월에는 각각 90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자사주를 대량으로 매입한 후 소각해 유통 주식수를 줄여서 주당순이익(EPS)을 높이겠다는 전략에 시장도 화답했다. 주주환원 정책 변경 발표 당시인 지난해 5월 2조5000억원 수준이던 메리츠화재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4조3000억원으로 1.7배 가량 뛰었다.

⑤여전히 목마른 메리츠...‘트리플 크라운’으로 새로운 100년 준비=메리츠화재는 여전히 목마르다. 김 부회장은 취임 후 10년이 되는 2025년까지 ‘장기인보험 매출 1등, 당기순이익 1등, 시가총액 1등. 이른바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란 목표를 설정 했다.

김 부회장은 대표 취임 후 3년마다 당기순이익 기준 업계 3위에 진입하겠다는 ‘33플랜’(3*3 Plan)과 2021년까지 업계 2위를 달성하겠다는 ‘넥스트 33플랜’(Next 3*3 Plan) 등의 중장기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100주년을 맞아 9월부터 ‘변화와 혁신’이란 메리츠화재의 브랜드철학을 담아낸 TV광고를 런칭했다. ‘변화와 혁신은 오로지 고객을 위한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조직은 물론 문화와 행동방식을 포함한 모든 관행을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이다. 메리츠화재의 혁신의 원칙, 혁신의 방식, 혁신의 기준을 제시하고, 이러한 혁신을 새로운 100년에도 지속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연말에는 고객을 위한 혁신과 리더십에 대한 메리츠화재의 생각을 담은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