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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한국 무역흑자 행진 14년만에 ‘스톱’
브레이크 없는 고환율 쇼크
올해 누적 무역적자액 292억달러
관련 통계 작성 66년만에 최대치
수출 22개월 플러스 행진도 멈칫
경상수지 적자까지 우려할 상황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13년 6개월여만에 1430원을 돌파하면서 올해 무역수지 적자가 관련 통계를 작성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연간 무역흑자 행진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이후 14년 만에 멈출 가능성이 확실시된다.

미국 달러화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무역수지 악화는 외환·증권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92억1300만달러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인 1996년 기록(206억2400만달러)을 넘어 300억달러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무역수지는 4월(-24억8200만달러), 5월(-15억9300만달러), 6월(-25억100만달러), 7월(-50억7700만달러), 8월(-94억8700만달러)에 적자를 기록해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14년여만에 처음으로 5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낸 바 있다. 이달 1~20일 무역수지도 41억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6개월 연속 적자가 확실시된다. 6개월 이상 연속 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여간 없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출입기자단을 만나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가지 않는 한 무역수지의 급격한 개선은 쉽지 않고 최근 그런 징후가 없어 아마 이번 달도 적자가 나지 않을까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들어 수출액은 8.7% 감소해 수출 전선도 심상치 않다. 우리 수출은 2020년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증가폭이 올해 6월부터 한 자릿수로 둔화되면서 이달 감소세로 전환된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줄었는데 9월 들어서도 14.0% 감소했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 5~8월 넉 달 연속 적자를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달 6~15일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무역수지 및 환율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연간 무역적자가 281억7000만 달러로 전망됐다. 이런 전망이 맞는다면 연간 무역적자가 2008년 국제 금융위기 때(-133억 달러)와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206억 달러)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를 기록하게 된다. 세계 경기 둔화가 가속하면 우리나라 연간 무역적자가 300억 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당분간 적자 행진을 계속하며 경제 부담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역수지 악화가 약세를 보이는 원화 가치(원/달러 환율 상승)를 추가로 떨어뜨리고, 이는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무역적자 규모를 늘리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외 건전성 지표 가운데 하나인 경상수지 적자마저 우려되고 있다. 무역적자는 외환시장뿐 아니라 증시에도 악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올해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경상수지마저 흔들릴 경우 원화가치 하락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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