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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조선해양 헐값 매각?…3년전과 비교해보니
대우조선 한화가 2조원 유상증자로 인수
2019년 현대중공업 1.5~2.5조와 비슷
1주당 가격 반토막… 산은 지분 가치도 반토막
경영권 프리미엄 없고, 자금 회수 확보 못해
다른 선택지 없는 손실 최소화 방안이란 반론도
국내 조선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이 20년 넘는 기나긴 매각 작업 끝에 새 주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이 2조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헐값 매각’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이 담보되지 않은데다, 주가가 낮은 시점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기하고 매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가치가 떨어졌음에도 2019년과 비슷한 2조원의 투자를 유치한 점, 증시가 한동안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산업은행에도 성공적인 거래라는 반론도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가 대우조선에 2조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자해 지분 49.3%를 얻는 것과 관련해 가격이 적정하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주당 1만9150원으로 이번 거래가 알려지기 전날(23일) 종가인 2만2000원에 비해 13% 가량 낮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1주당 가격이 알려지며 대우조선 주가는 27일 10% 이상 하락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2019년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기로 한 가격과 비교해도 크게 낮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회사를 세워 대우조선에 1조5000억원(필요시 1조원 더)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는데, 당시 1주당 가격은 약 3만5000원(산은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현물출자가격 기준) 정도로 추정됐었다. 2019년에도 헐값 논란이 있었는데, 한화의 주당 인수가격은 45% 가량 더 낮아진 것이다.

이는 유증 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대우조선 주가가 2019년보다 크게 하락한 탓이다. 2019년 1월 대우조선 주가는 3만5000원대, 시가총액은 3조8000억원대였지만, 현재 주가는 2만원대가 위태롭고, 시가총액도 2조원을 조금 넘긴 수준이다.

산은 입장에서는 기존 투자자금 4조1000억원을 회수할 방안을 확보하지 못한 채, 대우조선 지분율이 55.7%에서 28.2%로 크게 낮아진다는 문제가 있다. 또 일반적으로 구주(舊株) 매각 방식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경영권 프리미엄도 못받는다.

2019년에도 비슷한 문제는 있었지만, 당시에는 대우조선 지분 전량을 현대중공업 중간지주사에 현물출자해 당시 지분 가치 기준으로 2조1000억원 어치의 중간지주사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 삼호중공업, 미포조선, 대우조선 등 계열사를 간접 소유할 수 있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 개시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이날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연합]

반면 다른 측면에서 보면 대우조선 가치가 2조원대로 낮아졌음에도 2019년과 비슷한 2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증시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간을 더 지체했다가는 대우조선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기존 조선사들의 인수가 해외 경쟁당국의 반대로 불가능해진데다, 국가 기간산업을 외국 자본에 넘길 수도 없는 상황에서 선택가능한 최선의 답안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강석훈 산은 회장은 “(한화에 매각하는 것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 판단한다”며 “대우조선이 정상기업이 돼서 주가가 산은의 매입가 부근인 4만원으로 올라가면 투입금액 상당 부분을 회수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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