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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솟는 환율에 정부 구두개입도 무력...고물가 심화 속 외환보유액도 ‘빨간불’
秋부총리 발언에도 13년래 최고치
환율상승지속땐 자본유출 가능성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5%후반대로 내려온 물가를 자극함은 물론 외환보유고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는 외화조달에 어려움이 없다고 하지만, 환율이 오르면 자본유출 가능성은 점차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수장의 잇따른 구두개입성 발언에도 환율이 13년 5개월만의 최고치를 나타내는 등 달러 초강세 앞에 정부 대책이 무색한 모양새다.

6일 정부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올해 공식 구두개입만 4차례 했다. 3월 7일, 4월 25일, 6월 13일, 그리고 지난달 23일이다. 환율이 과도하게 큰폭으로 변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본질적으로 장기처방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결과적으로 미미했다.

고위급 인사의 구두개입성 발언도 마찬가지다. 전날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나서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면서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하에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해 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날 환율은 1370원대에 올라서 금융 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1일(1392.0원) 이후 13년 5개월 가량만에 고점을 다시 썼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 조차도 환율에 대해 언급했지만, 시장을 잡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달러화 강세와 원화 약세의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 민생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잘 해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환율은 1340원을 돌파했다.

전세계적·구조적으로 달러 가치가 강세를 나타내는 상황에서 정부 대책이 무력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실현하고 있고, 당분간 그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달러 가치가 앞으로도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고환율은 그 자체로 물가 상방압력이다. 수입품 가격은 환율이 오른 만큼 비싸진다. 전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7% 상승했다. 6%대에서 내려와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여전히 5%후반대다. .

외환보유고 측면에서도 차츰 우려가 생겨난다. 특히 무역수지에 이어 경상수지 흑자폭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소득수지 및 경상이전수지 등을 포함한다. 전날 추 부총리는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상황에서 고환율로 자본시장 외화 유출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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