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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은 그렇다쳐도 반도체 너마저…수출 양대축 비상
대중무역 넉달째 적자, 수교후 30년만에 처음
對중국 수출 총량도 3개월 연속 뒷걸음질
수출 20% 반도체 2020년 4월후 최대 감소
美긴축·에너지값 ‘고공행진’…앞으로가 문제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8월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적자로, 이는 14년여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수출(566억7000만달러)은 지난해 동월보다 6.6% 늘었고, 수입(661억5000만달러)은 28.2% 증가했다. 이에 무역수지는 94억7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1일 인천 중구 인천항 제6부두에서 선박에 철걍 적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쇼크로 산업생산은 물론 가계소비 등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에서 우리경제의 버팀목이자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수출까지 흔들리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수출의 양대축인 대중 수출과 반도체가 흔들리고 있다. 전체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는 대(對)중국 수출은 지난 6월 이후 3개월째 줄어드는 가운데 감소폭도 확대되고 있고, 대중 무역수지는 양국 수교 이후 30년 만에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2020년 4월 이후 최대폭으로 줄었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20%가량 차지하는 1등 수출품목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수출 전망도 어둡다는 것이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인상 등 통화 긴축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제성장세 둔화,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가격 하락, 에너지 가격 고공 행진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5.4%나 줄었다. 대중국 수출은 올해 4월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 5월에 반등했지만 6월(-0.8%),7월(-2.5%)을 기록하면서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감소폭도 확대되는 추세다. 3개월 연속 감소세는 한중 수교가 이뤄진 1992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8월 대중국 무역수지적자는 3억8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로써 대중무역수지는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무역수지 4개월 연속 적자 역시 양국 수교 체결 이후 처음이다.

대중 무역수지적자 원인으로 중간재 수입 증가와 공급망 재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따른 특혜관세가 지목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대중 무역적자 원인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반도체 등 주력 산업 분야에서 대중 원자재와 중간재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차전지의 원료가 되는 ‘기타정밀화학원료’의 올해 상반기 대중국 수입액은 지난해보다 89.3% 증가한 7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고, 배터리 중간재 ‘기타축전지’의 수입액은 96.4% 증가한 21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원자재 및 중간재 수입 급증이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대중 수출과 수입에서 각각 20%, 10% 수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무역수지는 올해 상반기에 143억40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기타집적회로반도체’ 무역수지는 지난해 6000만달러 흑자에서 원자재·중간재 수입 증가로 올해 9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2월 발효된 RCEP로 배터리 핵심 소재 ‘산화리튬’과 ‘수산화리튬’은 RCEP 특혜관세품목으로 지정되면서 관세율이 기존 5.5%에서 0%로 낮아졌고, 그 영향으로 두 품목의 올해 상반기 수입액은 지난해보다 108.9% 증가한 1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지속되면서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대중 수출환경이 악화된 것도 불안 요인이다. 최근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에서 3.6%로, 0.4%포인트 하향조정했다.

반도체경기 악화와 이로 인한 수출 감소도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둔화로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월별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올해 5월(14.9%), 6월(10.7%), 7월(2.1%) 등으로 증가폭이 둔화되다 8월에는 -7.8%의 큰 폭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것은 2020년 4월(-15%)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의 비중은 20% 정도다.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지난 24일 글로벌 수요 약세 지속으로 3분기의 낸드플래시 가격이 2분기보다 13∼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당분간 악화될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 억제를 위해 최소한 올해 말~내년 초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른 경기 수축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경기도 올해 말~내년 초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과 무역수지 악화가 지속되면서 경기 우려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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