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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 전으로 돌아간 가전·통신·컴퓨터·화장품 소비…얼어붙는 수요, 올해까진 회복 어려워
가전제품(-4.1%), 통신기기 및 컴퓨터(-4.9%) 등
코로나19 한창이던 2020년 4월, 7월 수준까지 감소
전례 없는 5개월째 소비감소…고물가에 반등 어려워
MB 시절에도 고물가 정점 이후 3개월 연속 소비 감소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소비가 얼어붙고 있다. 특히 가전제품, 통신기기 및 컴퓨터, 화장품에서 수요가 크게 줄었다. 절대 지수로 보면 2년 전 수준이다. 앞으로도 전망이 어둡다.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때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는데, 완전한 회복세로 돌아서는데만 반년이 넘게 걸렸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에서 감소폭이 가장 큰 품목들은 가전제품(-4.1%), 통신기기 및 컴퓨터(-4.9%), 화장품(-8.6%) 등이다. 화장품은 코로나19 봉쇄로 중국경기가 둔화되면서 타격을 입었다.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줄면서 면세점 판매가 줄었다. 경기불안과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가전제품 신규수요도 감소했다.

지수 규모로 보면 감소폭을 가늠할 수 있다. 가전제품 소매판매액지수는 171.5, 통신기기 및 컴퓨터는 92.4, 화장품은 133.0이었다. 가전제품 판매액 지수는 올해 2월에만 하더라도 214.1을 기록했다. 지수가 40포인트 이상 빠졌다.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린 2020년 4월(169.9)과 비슷한 수준이다. 통신기기 및 컴퓨터는 2020년 7월과, 화장품은 2021년 1월과 판매지수가 같다.

속도 측면에서 보면 코로나19 때보다 감소세가 더 길게 이어지고 있다. 2020년 당시엔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연속 전월비 소비가 감소한 뒤, 회복세로 돌아섰다. 지금은 5개월째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고물가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올해 7월 6.3%를 기록했다. 1월 3.6% 상승을 시작으로 5월엔 5.4%를 기록하더니, 6월(6.0%)부터 2개월 연속 6%대를 나타냈다.

물가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물가 상승세가 3분기 정점에 다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7월 물가상승률이 5%대로 소폭 낮아질 수 있으나,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 3분기까지는 5~6%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진다는 것이 정부 내 대체적인 시각이다.

즉 앞으로도 물가 측면에서 소비 하방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 이미 5개월 연속 소비가 하락해 낙폭이 작아지거나, 일부 상승세로 전환할 수는 있어도 완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반추하면 이명박 정부 때도 물가 정점 직후 소비가 상당기간 감소했다. MB 정부 시절 물가 정점은 2008년 3분기였다. 정확히 말하면 7월 5.9%를 정점으로 감소 전환했다.

소비는 2개월 뒤인 9월부터 감소세로 들어섰다. 2008년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전월비 소비가 떨어졌다. 9월 -2.1%, 10월 -1.4%, 11월 -1.0%를 기록했다. MB 정부 내에서 가장 소비가 안 좋았던 때도 2008년 11월(77.2)이다. 완연한 회복세는 그 다음해인 2009년 5월(82.7)에나 시작됐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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