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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분간 ‘슈퍼달러’...수입물가 상승폭 더 커진다 [고환율 어디까지]
외식·가공식품 가격까지 밀어올릴 고환율
원화기준 수입물가 상승률 달러의 2배이상
농림수산물 한정땐 3.1배...추석 물가 비상
인플레 파이터 자처한 파월 “금리상승 계속”
고환율 지속전망...일부선 “1400원대 갈것”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의 여파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고환율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우리 경제의 불안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29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환전소에서 해외로 떠나는 출국자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 영종도=임세준 기자

7월 원화 기준 수입물가 상승폭이 달러 기준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이 고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제 곡물가 상승과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농축수산물 수입물가는 원화 기준 전년동월비 증감률이 달러 기준보다 3배 이상 높다.

여기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당분간 금리 인상을 이어가겠단 의지를 밝히면서 ‘슈퍼달러(강력한 달러강세 현상)’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추석을 앞두고 고환율발(發) 인플레 경고등이 더욱 커진 셈이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수입물가지수 전년동월비 증감률은 지난 7월 원화기준으로 27.9%를 기록했다. 달러기준으로 보면 11.9%였다. 원화 기준 증감폭이 달러 기준보다 2.3배 더 높았다. 원·달러 기준 수입물가 증감폭 차이는 올해 1월 1.5배 수준이었다. 지난 4월까진 1.4~1.5배 수준을 유지하다 5월 1.8배를 기록하더니, 그 격차가 커지는 모양새다.

농림수산물로 한정하면 차이는 더 커진다. 원화 기준 농림수산물 수입물가지수 전년동월비 증감률은 지난 7월 22.5%였다. 달러 기준으로 보면 7.2%에 불과했다. 원화 기준 증감폭이 달러 기준보다 3.1배나 더 컸다. 이 또한 5월부터 그 차이를 급격하게 벌리기 시작했다. 표시 통화 가치 차이가 수입물가를 결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연구기관의 시각도 비슷하다. 산업연구원은 전날 공개한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수입물가 상승이 주도하는 ‘비용상승형 인플레이션(cost push inflation)’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상반기 수입물가 상승 폭의 36.7%가 환율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만 보면 환율 영향은 48.5%로 상승했다.

최근 고환율 현상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 환율은 지난 6월 23일 1300원대에 올라선 후 단계적 오름세를 보여 29일엔 다시 1340원 대로 올라섰다. 달러인덱스(DXY)는 28일(현지시간) 109선을 뛰어 넘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2년 6월 19일(109.63) 이후 20년 2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당분간 슈퍼달러 현상이 잦아들 기미도 없다.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이 예고되면서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고,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1400원대를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입물가 상승세는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국제 곡물가 상승과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식품 및 외식물가의 고공행진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인 맥도널드가 최근 햄버거 가격을 약 5% 인상한데 이어 국내 최대 라면 및 스낵업체인 농심은 다음달 라면 가격을 11%, 스낵 가격을 약 6% 올리기로 했다. 이에 다른 외식 및 식품 업체들의 도미노 가격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고물가와 고금리로 서민들의 경제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고환율에 따른 2차, 3차 물가 쇼크로 고통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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