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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물가-고금리에 환율까지 고공행진…무역적자 가중에 韓 경제 내우외환 위기 심화
당분간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연쇄 충격 불가피
정부 “금융·외환·채권시장 각별한 경계심…시장안정 노력”
방기선(왼쪽 두번째) 기획재정부 1차관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달러 초강세 현상이 심화하면서 가뜩이나 고물가·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경제에 고환율 쇼크까지 더해지며 총체적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수입 부담이 늘어나 무역수지가 더욱 악화되고,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4년여만에 가장 높은 물가와 이에 따른 고금리로 심음하는 우리경제에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물가와 고금리는 소비를 둔화시키고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고, 여기에 무역수지도 적자행진을 지속해 우리경제가 탈출구를 찾기 어려운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하고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3면

29일 정부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공격적 금리인상 시사 발언으로 주가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방 차관은 “정부는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금융·외환·채권시장 반응에 유의하면서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대응체계를 유지하겠다”며 “시장에서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경우에 대비해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잭슨홀 회의가 우리 금융·외환·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진행됐다. 파월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당분간 강력한 통화 정책이 필요하다며 현재의 긴축(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글로벌 달러 쏠림 심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파월 의장발(發) 환율 쇼크는 물가 불안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에서 5.2%로 높이고, 내년 물가도 2.9%에서 3.7%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4~5%가 넘는 고물가 흐름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 셈이다.

우리 통화 당국도 10월과 11월까지 6차례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 취약 계층은 물론 중산층까지 물가 압박에 이자 부담도 커지게 된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6만 1000원 늘어난다. 이미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가 올랐는데 올해 말 3.0%까지 인상될 경우 이자 부담은 약 160만 원 증가하게 된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수출도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의 경기 둔화로 우리나라 수출은 올 하반기 0%대 성장에 그친 뒤 내년 상반기에는 감소 전환할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우리 전체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대(對) 중국 수출은 지난 5월부터 줄곧 마이너스다. 또 한중 수교가 맺어진 1992년 8월 이후 한번도 겪지 못했던 대중무역수지 4개월 연속을 앞두고 있다.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도 이달 1~20일 7.5% 감소하면서 위태롭다. 이달에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감소한다면, 월간 기준 2020년 6월 이후 2년 2개월 만의 기록이 된다.

여기에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특히 러시아가 유럽연합(EU)에 가스 공급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경우 물가 상승은 물론이고 국내 산업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지난달 액화천연가스(LNG) 현물 수입가격은 t당 134.75달러로 지난해 동월보다 107.7%나 올랐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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