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과 투자손실로 증권사들의 상반기 실적은 참담하지만, 증권유관 기관들은 여전히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숨어있는 신의 직장’으로 알려진 증권 금융도 금리상승과 증시 하락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한국증권금융의 올 상반기 영업수익은 1조439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와 투자금융상품 처분·평가이익이 급증하면서다. 이자비용도 늘면서 순이익은 125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7.7% 줄었지만, 증권사들의 이익 감소폭 보다는 훨씬 적다. 현재 추세면 올해도 2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은 기록할 수 있어 보인다.
한국증권금융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맡긴 예탁금이 예치·신탁되는 곳이다. 증권금융은 운용해 수익을 얻는다. 고객에게 지급하는 예탁금 이자는 증시에 자금이 몰릴수록 더 많은 돈을 버는 사업구조다. 증권사 이자수익의 핵심인 신용융자 자금을 공급하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상 독점적 기능을 하지만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은행, 증권사 등 민간이 대주주다. 최대주주인 한국거래소는 증권사들이 출자해 만든 기관이다. 역대 최고경영자(CEO)는 거의가 다 퇴직한 금융위원회 출신 관료들이다. 사장은 기본급 3억원에 해마다 거의 일정한 성과급 2~3억원 등 연간 6억원 가량을 받는다. 퇴직금까지 포함하면 3년 임기 동안 20억 원 이상을 수령하는 셈이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과 함께 퇴직하는 금융위 출신 고위 관료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공공기관이 아니어서 국회 등의 감시에서도 자유롭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급여지출이 8.7% 늘었다. 복리후생비는 10.9% 급증했다. 직원수 440명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963만원 꼴이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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