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은행 대출 상담 창구 앞.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4대 시중은행이 지난 3년간 금리를 올리면서 임원들에게는 총 1000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으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데 은행들이 고통을 도외시하면서 성과급 잔치을 벌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지난 5월까지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임원들은 총 1083억원을 수령했다. 성과급을 받은 임원은 총 1047명으로 우리은행 455명, 신한은행 238명, 국민은행 218명, 하나은행 136명 순이었다.

국민은행의 한 임원은 2020년에만 12억원의 성과급을 받기도 했다. 우리은행 임원도 같은해 6억1000만원, 하나은행 임원은 최대 5억원 등을 성과급으로 받았다. 우리은행은 해당 성과급은 퇴직임원에게 지급된 장기성과급까지 포함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의원실에 제공한 수치는 퇴직 임원에게 지급한 장기 성과급 등을 포함한 것으로, 이를 제하고 타행과 동일한 기준으로 산정시 해당기간 동안 221명에게 176억원이 지급했으며, 최대 성과급은 2억9000만원이다"고 설명했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실적개선, 이에 따른 성과급 잔치는 비단 임원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코로나19와 가계대출 규제 등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는 이유로 올초 직원들에게 300%에 이르는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해당 수치는 4대은행이 그동안 지급했던 성과급 규모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처럼 은행들이 성과급 잔치를 하는 동안 대출 금리는 꾸준히 올랐다. 특히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기 전부터 은행들은 선반영을 위해 대출 금리를 조정해왔다. '역대급 실적'에 따른 성과급의 배경이 금융 혁신 등이 아닌 이자이익 증대라는 점에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서민들은 이자 상환도 어려운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성과급 잔치를 했다는 사실에 유감"이라며 "연간 10억원이 넘는 성과급이 국민적 눈높이에 맞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예대금리차 해소를 위해 금융당국이 적극 나서고, 국회에서도 관련 법률 및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