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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년만기 주담대, 은행보다 年 129만원 더 내
금융위, 월 상환부담 낮춘다고 홍보
이달부터 40→50년 만기로 늘어
실제 최대 월 2만8000원 낮아져
年이자땐 되레 이자부담 커져
은행 금리가 더 싸지는 역전현상 탓

정부가 차주의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달부터 50년 만기 정책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내놓았지만, 실제 월 상환 부담을 낮추는 효과는 거의 없고 연간 부담 이자만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주담대의 금리가 시중은행 금리보다 더 높아지면서 정책의 실효성이 사라진 것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부터 정책주담대인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에 대해 50년 만기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40년 만기가 최대였다. 만 34세 이하 혹은 결혼 7년 이내 신혼가구만 이용할 수 있으며, 원금균등·원리금균등방식으로 상환 가능하다.

금융위원회는 대출 만기가 길어져 장기간 나눠갚을 경우 월 상환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홍보해왔다.

그러나 실제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월 상환 부담이 낮아지는 효과는 3만원 이하로 미미한 반면, 연 이자 부담은 130만원 가까이 껑충 뛰었다.

연 소득 5000만원 신혼부부가 보금자리론 최대 대출액인 3억6000만원을 50년 만기,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한다고 가정할 경우, 사회적 취약계층(장애인·다문화·한부모·다자녀가구)이 아닌 한 받을 수 있는 최저금리는 4.53%다. 대출약정, 근저당설정등기 등을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아낌e 보금자리론’의 50년 만기 기준금리 4.75%에 신혼 우대 금리(0.2%p), 주택금융포털 앱 쿠폰 할인 금리(0.02%p)를 적용한 것이다.

이 경우 매달 갚는 원리금은 151만7000원이다. 원금은 16만2000원, 이자는 135만5000원이다.

같은 조건 차주가 시중은행 고정금리(혼합형) 주담대로 빌린다고 할 경우, KB국민은행 3일 기준 최저 금리는 4.18%다. 최고금리 5.58%에 신용카드 이용, 자동이체, 급여이체 등의 우대조건(1.4%p)을 맞춘 것이다.

이 경우 매달 원리금은 154만5000원이며, 원금 29만7000원, 이자 124만8000원이다.

정부가 홍보한 것과 달리 50년 만기 보금자리론의 월 상환부담은 기껏해야 2만8000원 낮아지는 것이다.

대신 보금자리론은 이자부담을 더 져야 하는데, 시중은행 대비 연간 128만8000원 이자부담이 크다. 일반적으로 장기 주담대를 받더라도 중도에 이사를 하면서 집을 팔고 주담대도 상환하게 되는데, 10년 뒤 이사를 한다고 치면 보금자리론이 1288만원 손해인 것이다.

부부 합산소득이 6000만원 초과라면 더 불리하다. 보금자리론의 신혼 우대 금리(0.2%p)를 적용받지 못해 금리가 4.73%이기 때문이다. 월 원리금은 156만7000원이고 이중 이자는 141만6000원이어서, 시중은행 주담대 대비 유리한 점이 없다.

원인은 7월 이후 시중은행 금리는 꾸준히 내린 대신 보금자리론 금리는 정점에서 내려오지 않으면서, 은행 금리가 더 싸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고금리기준으로 KB국민은행의 경우 1월말(5.33%) 대비 0.25%p 밖에 오르지 않았지만, 보금자리론은 1.45%p나 올랐다. 시중은행 금리는 금융채 5년물과 연동해 실시간 반영되는 반면, 보금자리론은 국고채 5년물, 주택저당증권(MBS) 스프레드 등을 더해 한 달을 주기로 결정되는 점이 원인이다.

주택금융공사는 8월 보금자리론 금리를 7월과 같은 4.5(만기 10년 시)~4.85%로 동결했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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