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의 한 은행.][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금리인하요구권 확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은행권의 수용률은 26%대로 오히려 2년 연속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은행마다 수용률 집계 기준이 달라 은행 간 비교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의 지난해 금리인하요구권 접수는 총 88만2047건이었고, 수용은 23만4652건으로 수용률은 26.6%였다. 전년(28.2%)보다 1.6%포인트(p) 낮고, 2018년(32.6%), 2019년(32.8%)과 비교해서도 떨어졌다.

지난해 은행권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에 따른 대출액도 8조5466억원으로 전년의 10조1598억3600만원보다 16% 가량 줄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자의 재산이 증가하거나 신용평점이 상승하는 등 신용 상태가 개선됐을 때 대출자가 금융회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시중은행은 신한은행이 33.3%로 가장 낮았고, KB국민은행은 38.8%, 하나은행은 58.5%, 우리은행은 63.0%, NH농협은행은 95.6%였다.

다만 신한은행은 2020년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을 비대면화하는 등의 신청을 쉽게 만든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의 작년 신청건수는 12만9398건으로, 5000~2만여건에 그친 다른 은행에 비해 크게는 20배 이상 많다. 수용건수도 4만3071건으로 3000~1만여건인 다른 은행에 비해 훨씬 많다. 수용률만 놓고 은행간 비교를 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지방은행은 광주은행이 22.7%로 가장 낮았다. 이어 경남은행 23.1%, 부산은행 24.8%, 제주은행 36.7%, 대구은행 38.9%, 전북은행 40.2% 순으로 낮았다. 인터넷은행은 케이뱅크 12.3%, 카카오뱅크는 25.7%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역시 신청건수 자체가 각 13만여건과 54만여건으로 다른 금융사들보다 훨씬 많다.

저축은행 주요 10개사의 지난해 금리인하요구권 평균 수용률은 63.5%였다. 오케이저축은행이 95.7%로 가장 높았으며 상상인저축은행은 5%로 최저였다.

카드사는 평균 50.6%로 삼성카드(36.8%), 비씨카드(36.9%), 하나카드(38.5%), 롯데카드(41.7%), 현대카드(46.0%), 신한카드(53.4%), KB국민카드(69.7%), 우리카드(77.5%) 순이다.

금융당국은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달부터 금융사의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을 비교 공시하도록 했다. 또 금리 인하 요구에 대한 심사 기준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각 금융사 내규에 명확하게 반영되도록 했다. 금리 인하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 경우 신청인이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문구에 따라 안내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