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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사, 국채금리 하락에 ‘역마진’ 비상
RBC비율 유지 위해 채권 발행
장기 국고채 금리 7월부터 하락
현금성 자산 보유 주력 나서

“채권 투자를 통한 자본확보가 아니라 현금성 자산 보유에 주력하는 걸로 분위기가 바뀌었다.”(A 보험사 관계자)

“국고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손실을 우려해야 되는 상황이 됐다.”(B 보험사 관계자)

기준금리와 장기 국고채 금리가 따로 움직이면서 보험사에 비상이 걸렸다. ‘기준금리 ↑ → 국채 금리 ↑’ 악순환에 ‘자본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던 보험사들이 이제는 오히려 국채 금리 하락에 허덕이고 있다.

B보험사 관계자는 “경기불황 우려가 커지면서 7월 초부터 장기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이제는 국고채 금리 하락을 걱정할 때”라며 “국채 금리 하락이 계속될 경우 역마진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기채권 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20년물 국고채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골칫거리라는 얘기다.

보험사들은 지난달까지만해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장기채권 금리도 덩달아 급격히 오르면서 지급여력(RBC) 비율 유지에 비상이 걸렸었다.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인 150% 밑으로 떨어지는 회사가 속출했고 일부 보험사들은 법정기준인 100% 이하가 되기도 했다. 결국 당국은 내년 1월부터 RBC 비율이 폐지되는 점을 고려해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잉여액의 40%를 매도가능증권평가손실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에 가산할 수 있도록 한 완충방안을 냈다.

하지만 7월 들어서는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기준금리와 장기채권 금리가 따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3.7%대(민간평가사기준)까지 올랐지만, 6월 말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14일 기준으로 3.271%까지 내려갔다. 20년물의 경우도 비슷한 추세를 그리고 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금리인상 지속에 의한 향후 성장세 약화 우려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감안하면 장기 금리의 추가 상승 여력도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당국도 이같은 상황 변화에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보험연구원 등 각 연구기관들을 소집해 간담회를 열어 국고채 금리 하락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간담회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과거처럼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얘기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주로 국고채 금리 하락, 환율변동, 경기 침체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국고채 금리가 내려가면서 자본건전성 확보를 위해 신종자본증권(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가진 증권)과 후순위채권을 대거 발행한 일부 보험사들의 우려는 더 커졌다. 국채 금리가 내려갔는데도 결국 비싼 이자를 계속 지급해야 되는 ‘역마진’상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올해 하반기 당기순이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교보생명은 지난 6월 총 5억 달러(62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한화생명 역시 지난 1월과 6월 각각 7억5000만달러(9800억원), 4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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