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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 강세에 미국 기업들도 ‘곡소리’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달러 가치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미국 기업의 실적까지 갉아먹고 있다.

14일 톰슨로이토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2주일 사이 미국 S&P500기업의 이익수정비율(ERR)은 -2.3%를 기록했다. 이익수정비율은 이익추정치가 상향된 개수와 하향된 개수의 차이를 전체 추정치로 나눈 것이다. 이익수정비율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 기업 이익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일주일전 이익수정비율이 -1.3%였던 것이 실적 시즌이 본격화하면서 감소폭이 더 커졌단 점에서 이익 전망에 대한 신뢰는 더 낮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미국 기업의 이익을 흔드는 건 미국 통화인 달러다. 유로와 파운드 등 6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108포인트를 상회하며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수입품을 사거나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미국인에겐 호재지만 다른 나라 국민들 입장에선 그만큼 미국 제품 가격이 오른 것이어서 구매를 꺼리게 된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발(發) 경기침체 우려로 소비가 둔화된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까지 뒤처지는 것이다.

또 제품이나 서비스를 해외에서 창출한 미국 기업들은 해당 매출을 달러로 환산해 재무제표에 인식하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이익 하락으로 직결된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나이키가 100유로에 신발 한 켤레를 팔았다면 2분기 초보다 분기 말에 달러 강세로 약 7달러를 손해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이키는 이미 지난달 말 실적발표를 하면서 달러 강세로 인해 분기 매출이 타격을 받았으며 다음 회계연도에도 매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S&P500기업의 매출 29%가량이 미국 밖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기술주로 한정하면 나라 밖 매출 비중은 59%로 높아진다. 주요 반도체 업체는 물론이고 애플, 구글, 페이스북(메타) 등이 포함된다. 이들 IT·기술성장주의 실적은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나올 예정이어서 달러 강세에 따른 실적 충격 강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IT기업들은 이번 실적 시즌 경기 우려와 함께 달러 환산 손실을 보고하면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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